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굽이는 강이 서두르지 않은 흔적

편집부·입력 2026. 06. 16. 오후 7:28:00
위에서 내려다본 물길이 두 번 크게 휘어지는 굽이
느려진 물이 만들어 놓은 자리
느려진 물이 만들어 놓은 자리 / 사진 Farman Ansari · Pexels

수직으로 내려다본 강이 두 번 크게 휘어진다. 물빛은 짙은 청록이고 표면에는 물결 하나 서 있지 않아, 흐름이라기보다 고여 있는 면처럼 보인다. 굽이가 감싼 안쪽에는 둥근 숲 두 덩이가 떠 있고, 그 가장자리를 마른 갈대가 노랗게 두르고 있다. 여름 초입의 초록과 지난 계절이 남긴 갈색이 한 화면에 겹쳐 있다.

강이 이렇게 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깥쪽은 깎이고 안쪽에는 쌓이는 일이 오래 반복되면서 물길은 스스로 곡선을 만든다. 굽이가 많을수록 물은 느려지고, 느려진 물은 흙과 씨앗과 잎을 내려놓는다. 사진 가운데 떠 있는 숲도, 그 둘레의 갈대밭도 그 느림이 쌓아 올린 결과다.

우리는 오랫동안 강을 곧게 펴는 쪽을 택해 왔다. 직선은 빠르고 관리하기 편하지만, 빠른 물은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한 채 지나간다. 갈대밭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흙이 붙잡던 탄소도, 큰비를 잠시 머금어 주던 스펀지도 함께 사라진다. 반대로 굽이를 되돌려 준 하천이 다시 새를 부르고 물고기를 부르는 일도 이미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화면에는 사람의 흔적도 남아 있다. 왼쪽 아래로 난 흙길과 그 끝의 작은 지붕. 강은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사람도 이 굽이를 밀어내지 않은 채 한 화면 안에 있다. 나란히 놓이는 방법은 눈앞에 그려져 있다.

다시 사진을 보면, 물이 지나간 데마다 초록이 남아 있다. 급하게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초록이다. 곧게 펴려는 손을 한 번 멈추는 일, 굽이를 굽이인 채로 두는 일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선택일지 모른다.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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