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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동료지원 성과지표로 올렸다

인터뷰·입력 2026. 04. 22. 오후 5:06:00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과 지역사회 돌봄의 빈칸
퇴원 이후의 삶이 이어지는 곳은 병실이 아니라 동네다
퇴원 이후의 삶이 이어지는 곳은 병실이 아니라 동네다 / ⓒ 브레스저널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이 나왔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따른 당사자 권익 신장을 전면에 내세웠고, 연구 단계부터 추진단까지 당사자가 참여하는 통로를 만들었다. 동료지원을 핵심 성과지표로 올리고 주거지원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 반영한 점, 낮활동과 절차조력처럼 당사자가 주도하는 서비스를 담은 점도 이전 계획들과 결이 다르다.

계획의 무거운 과제도 함께 지적된다. 강제입원과 격리, 강박, 장기입원을 겪은 사람이 실질적으로 기댈 권리구제 장치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문서가 지향점을 바꾸는 것과, 병동 안에서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단을 갖추는 것은 다른 일이다.

왜 이 전환이 급한지는 퇴원 이후의 삶이 말해준다. 정신병원에서 나온 뒤 3개월 안에 다시 입원하는 사람이 10명 중 3명이다. 퇴원하고 30일 안의 자살률은 일반 인구의 66배에 이른다. 한국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과 견줘 정신과 입원 기간이 길고 병상도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돌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나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 관악구 동료지원센터에는 중증 정신질환을 겪는 160여 명이 드나들고, 한 해 이용 건수는 6000건을 넘는다. 일하는 사람의 70%가 동료지원인 자격을 갖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동료지원을 인권에 기반한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꼽아왔고, 미국은 메디케이드 안에 이 서비스를 넣어두었다.

당사자들의 말은 국회에도 닿았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요구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고, 종합감사장에는 당사자가 직접 나와 앉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장애인의 날에 맞춰 내놓은 정신장애인 일상 지원 '돌봄 국가책임제' 공약은 국정과제에 담기지 않았다.

서비스까지 가는 거리가 곧 이용 여부를 가른다
서비스까지 가는 거리가 곧 이용 여부를 가른다 / ⓒ 브레스저널

지역사회로 나가는 문이 어디에서나 같은 크기로 열려 있지는 않다. 이달 16일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에서 열린 2026 강원장애인복지포럼에서 김진우 덕성여대 사회복지학 전공 교수는 통합돌봄 정책이 노인 의료·요양비 억제라는 재정 논리에서 출발한 탓에 장애인이 뒤늦게 포함되면서 설계와 집행 양쪽에서 밀려나는 '이중적 배제'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강원 농산어촌에서는 서비스를 받으러 가는 이동 비용이 서비스 원가의 4배에 달한다는 '삼중 고립'도 제시됐다. 일부 시군에는 장애인복지관 자체가 없다.

포럼에서는 사회적 처방 모델 도입, 예산 안에 장애인 할당 비율을 명시하는 방식, 당사자 참여 통로 마련, 민관이 촘촘히 협력하는 '강원 특화 모델'이 대안으로 나왔다. 종합토론에서는 횡성에서 운영 중인 농촌 통합돌봄 시범사업 사례도 언급됐다. 치매 정책을 두고도 관리 위주에서 돌봄권과 당사자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진단이 지난 21일 나왔다.

제도의 뼈대는 세워지는 중이다. 돌봄통합지원법이 지난 3월 27일 본격 시행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집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함께 받을 근거가 생겼다. 문제는 그 집까지 누가 가느냐다.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 같은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밖 가정이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어, 2020년 12월 시작된 재활환자 재택의료 시범사업의 방문재활은 본사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노인·장애인·환자·사회복지·의료기사 단체 대표들과 함께 서서 자신들이 공동대표발의한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8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연다. 대한의사협회의 이견 탓에 이 법안이 안건에 오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동료지원이 성과지표에 올랐다는 것은, 같은 일을 겪어본 사람의 경험이 처음으로 제도의 언어로 셈해진다는 뜻이다. 관악구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 열 명 중 일곱 명이 그 경험을 자격증으로 바꿔낸 사람들이다. 병실 문이 열리는 계획은 나왔고, 그 문 밖에 무엇을 놓아둘지는 오는 28일 소위원회 회의실을 포함해 여러 곳에서 갈린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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