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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 시작됐는데, 돌볼 사람이 모자란다

인터뷰·입력 2026. 04. 21. 오전 8:12:00
2043년 최대 99만 명 부족 전망, 재택의료 표준화도 과제로
집에서 받는 돌봄으로 제도의 축이 옮겨가고 있다
집에서 받는 돌봄으로 제도의 축이 옮겨가고 있다 / ⓒ 브레스저널

돌봄통합지원법이 지난달 27일 시행되면서 지자체마다 통합돌봄 사업이 출발선을 끊었다. 여주시는 서비스 제공기관 선정을 마쳤고, 제주도는 조기 정착에 행정력을 모으기로 했다. 인천 연수구는 먹거리와 주거를 묶은 '온동네 통합돌봄'을 본격 시행한다. 그런데 제도가 굴러가려면 결국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가 밥을 차리고 몸을 씻겨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내놓은 '노인돌봄 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는 그 사람이 모자랄 것이라고 봤다. 장기요양서비스 수요는 2043년까지 2023년의 2.4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반면 요양보호사는 2023년 약 71만 명에서 2034년 약 8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로 돌아선다. 지금 수준의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2043년 기준으로 최대 99만 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권정현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돌보는 쪽도 나이 들고 있다. 요양보호사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은 앞으로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과 돌보는 사람의 나이 차가 좁아진다는 뜻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통로는 좁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비중은 1%에 못 미치고, 들어온 인력마저 수도권으로 쏠린다. 돌봄 로봇은 이동을 돕는 일부 기능에서 요양보호사의 신체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확인됐지만, 도입 비용과 효용의 불확실성 탓에 퍼지는 폭이 제한적이다. 모자란 인력을 기계나 이주노동으로 곧장 메우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축인 재택의료도 정비가 덜 됐다. 대한재택의료학회(회장 이건세)가 19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연 2026 춘계 심포지엄은 2023년 학회 출범 후 처음으로 사전등록이 조기 마감됐고, 참석자가 예년보다 50%가량 늘었다. 법 시행 뒤 재택의료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온 배경이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과제로 서비스 표준화와 질 관리, 지역 간 격차 해소, 대상자 확대, 24시간 대응 및 긴급입원 체계, 비급여 관리 강화를 꼽았다. 오동호 미래신경과 원장은 의사 한 명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다학제팀을 고용할 여력이 없어 지자체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자체 전담 조직이 늘어난 뒤에도 현장 대응이 단순 안내에 머무는 사례가 있다고 짚었다.

지역에서는 그 간극을 각자의 방식으로 메우는 중이다. 여주시 노인복지과는 15일 복지 전문가 5명이 참여한 대면심사를 거쳐 가사지원·개인위생지원·이동지원·주거환경개선지원·식사지원 5개 분야의 제공기관을 확정했고, 협약식은 27일 열린다. 아산시는 사회연대경제 혁신모델에 선정돼 국비 5억 원으로 '어르신 통합돌봄'을 추진한다.

고양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5월 6일 오후 3시 센터 교육장에서 통합돌봄 열린강좌 2강을 연다. 강사는 은평구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유여원 전무이사다. 이 협동조합은 12년간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치과·산부인과·정신과·한의원을 운영하며 방문진료와 서로돌봄, 건강이웃, 데이케어센터, 재가요양복지센터를 꾸려왔다. 1강에서는 서화한의원 노태진 원장이 재택의료를 직접 해온 경험을 풀어놨다.

제도는 문서로 시작하지만 그 문서를 사람이 대신할 수는 없다. 여주의 협약식은 이달 27일, 고양의 두 번째 강좌는 다음 달 6일이다. 그 사이 어느 집에서는 오늘도 초인종이 울리고, 누군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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