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눈높이에서 바라본 통로가 제단까지 곧게 뻗어 있다. 양옆으로 짙은 갈색 나무 의자들이 등받이를 세운 채 줄지어 서 있고, 그 어디에도 사람이 없다. 안쪽 끝, 뾰족한 창 세 개에 색유리가 물기 어린 빛으로 켜져 있다.
이런 장면과 마주하면 눈이 저절로 먼 쪽 창으로 끌려간다. 그러다 문득 어깨가 내려가고, 들이쉬던 숨이 평소보다 조금 길어진다. 발바닥은 돌바닥의 서늘함을 받아내고 손은 무릎 위에서 할 일을 잃는다.
마음은 대개 어딘가에 도착하려고 애쓴다. 텅 빈 의자들은 그 애씀을 잠깐 멈춰 세운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채워야 할 몫도 없이, 그냥 놓여 있는 것들이 주는 느슨함이 있다.
지금 앉아 있는 그대로 삼 분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보는 것은 어떨까. 무엇을 얻겠다는 생각 없이, 등을 기대고 숨이 드나드는 것만 지켜봐도 괜찮다.
불이 켜진 창은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도 저 혼자 오후 내내 밝다.
리커버리 기자 · Breath.So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