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다시 방으로 돌아간 청년들이 말하는 것

인터뷰·입력 2026. 02. 27. 오후 2:09:00
취업 성공만 세는 성과표가 놓치는 회복의 시간
회복은 문을 한 번 여는 일이 아니라 여러 번 여는 일이다
회복은 문을 한 번 여는 일이 아니라 여러 번 여는 일이다 / ⓒ 브레스저널

프로그램이 끝나는 날, 수료증을 받아 든 청년이 상담자에게 묻는다고 한다. 다음 주에도 여기 와도 되느냐고. 정해진 회차가 끝났으니 답은 대체로 아니다. 그 다음 주부터 그는 다시 혼자다.

고립·은둔 상태를 겪은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이 여러 지역에서 운영돼 왔다. 그리고 그 사업을 마친 뒤 다시 고립 상태로 돌아간 비율이 58.8%로 파악된다. 열 명 중 여섯 명 가까이가 지원이 끊기자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이다.

이 비율을 실패로 읽어야 할까. 그렇게 읽는 편이 정확하다. 실패한 쪽은 청년이 아니다. 성공을 정의한 방식이 실패했다.

고립을 겪는 청년 지원사업의 성과는 대개 취업률과 수료율로 집계된다. 취업하면 성공, 못 하면 미성과. 이 계산법 안에서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편의점에 다녀왔다'거나 '모임에서 두 번째로 입을 열었다'는 변화는 기록될 칸이 없다. 칸이 없으면 예산도 없고, 예산이 없으면 그 활동은 다음 해 사업계획에서 사라진다.

반대 논리는 만만치 않다. 취업률은 세기 쉽고, 비교 가능하고, 세금을 쓴 근거로 설명하기 좋다. 관계가 회복됐다는 말은 무엇으로 증명하느냐는 반박도 정당하다. 공적 재원을 쓰는 사업에서 측정 가능성은 사치가 아닌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취업률 단일 지표를 고수하는 쪽이 더 비싼 선택이다. 절반이 넘는 사람이 되돌아간다면, 그 사업은 매년 같은 사람을 다시 발굴하고 다시 초기 상담을 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회복을 세지 않는 성과표는 회복을 만들지 못하는 사업을 계속 통과시킨다.

관계 회복을 재는 도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주간 대면 접촉 횟수, 자조모임 지속 참여 기간, 종료 6개월·12개월 뒤 연락 유지 여부처럼 세어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취업률을 지우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옆에 칸을 하나 더 두자는 이야기다.

수료증을 받은 청년이 다음 주에도 와도 되느냐고 물을 때, 상담자가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업이 하나라도 늘어나는지를 지켜볼 만하다. 종료 시점의 취업 여부 대신 1년 뒤에도 누군가와 연결돼 있는지를 묻는 성과표. 그 칸이 생기는 순간, 문을 여는 일에 예산이 붙는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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