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AI·SW기업 ESG경영 진단서'를 발급받은 기업에 최대 연 2.0%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대출상품을 출시했다고 2월 11일 밝혔다. 우대 조건은 대출한도 제한 없이 적용되며,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모두 신청 대상이다. 감면 폭은 기업 신용도에 따라 차등 결정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로그램 명칭은 'KOSA AI·SW기업 ESG경영 진단 금리우대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중소 기술기업에 ESG는 대체로 보고서 작성과 평가 대응의 영역이었다. 평가 등급이 조달 조건과 직접 연결되는 사례는 대기업과 상장사 중심이었다. 이번 상품은 진단서 보유 여부를 금리 산정에 넣으면서, 평가 결과를 비용 항목으로 전환한다.
KOSA의 진단 체계는 ESG 진단·관리 솔루션 기업 i-ESG를 통해 AI·SW 산업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2024년 출시됐고, 산업 특화 진단 체계로 소개된다. 진단 항목에는 일반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 외에 AI 윤리,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정보보안, 디지털 책임성이 들어간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위험 요인을 별도 항목으로 계량화한 점이 일반 ESG 평가와 갈린다.
상품 출시 배경으로는 EU 지속가능금융 공시체계와 글로벌 공급망 ESG 실사 강화 등 국제 규제 확산이 제시됐다. 대기업 공급망에 속한 소프트웨어 협력사는 발주처의 실사 요구를 통과해야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진단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기업이라면, 금리 우대가 그 부담을 상쇄하는 유인이 될 여지가 있다.
서유석 하나은행 기업그룹 부행장은 ESG 규제 환경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기술력 있는 AI·SW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상품을 내놨다며, 벤처·중소·중견기업을 향한 생산적 금융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성일 KOSA 상근부회장은 금융기관·공공기관과의 협력을 넓혀 회원사의 ESG 경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출시 행사에는 두 사람과 함께 김종웅 i-ESG 대표, 박승애 KOSA ESG위원장이 참석했다.
실효성을 가늠하려면 몇 가지 값이 더 필요하다. 우대 전 기본금리 수준, 진단 등급별 감면 구간, 취급 기간과 공급 규모는 확정 발표 전이다. 2024년 체계 도입 이후 진단을 받은 기업이 몇 곳인지도 공표되지 않았다. 이 값들이 나와야 2.0%포인트라는 표기가 실제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이는지 계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상품은 ESG 평가와 조달 비용 사이의 연결 고리를 중소기업 영역에서 처음 드러낸 사례로 읽힌다. 평가 등급이 계약 자격을 넘어 자금 가격에까지 반영되기 시작하면, 진단은 선택 항목에서 재무 변수로 성격이 바뀐다. 다른 금융기관이 유사 상품을 붙일 경우 이 흐름은 업권 단위로 넓어질 수 있다.
진단을 검토하는 기업은 KOSA 홈페이지와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세부 조건과 신청 절차를 확인할 수 있다. 우대율 자체보다 자사 신용도에 실제로 매겨지는 금리를 확인해야 한다. 진단서 한 장이 이자 명세서의 어느 줄을 얼마나 바꾸는지는 창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