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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택소노미 100개 활동, 녹색채권 자금 흐름 바뀐다

플래닛·입력 2026. 02. 09. 오전 11:18:00
경제활동 84개→100개 확대, 중소·중견기업 활용 여력이 실효성 가른다
개정 분류체계가 녹색자금이 흘러갈 통로를 다시 나눈다
개정 분류체계가 녹색자금이 흘러갈 통로를 다시 나눈다 / ⓒ 브레스저널

지난해 12월 말 발표된 개정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이 시행 국면에 들어섰다. 개정으로 K-택소노미가 인정하는 경제활동 개수는 기존 84개에서 100개로 늘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중심으로 범위를 넓히고, ICT 활동을 분리하며, 혁신 품목 기준과 인정 기준·공통 배제 기준을 손본 결과다. 녹색채권과 녹색여신 자금이 어느 업종으로 흘러갈지가 이 목록에 따라 갈린다.

K-택소노미는 2022년 제정된 뒤 2024년 1차 개정, 2025년 말 2차 개정으로 약 2년 주기의 개정 흐름을 이어왔다. 이번 개정안에는 탄소중립 100대 핵심 기술이 반영됐고, 다배출 업종 범위 확대와 히트펌프 구축·운영, 재생에너지 특화 지역 개발·운영 같은 경제활동이 새로 들어갔다. 6대 환경 목표 전반에 적용되는 ICT 활동은 '공통' 항목으로 신설되면서, 해당 활동이 녹색 부문 경제활동과 실질적으로 연관돼야 한다는 인정 기준이 함께 붙었다.

인정 기준 쪽에서는 친환경 건축 인증 범위가 해외 인증까지 넓어졌고, LEED 인증이 그 사례로 제시된다. 폐수 처리, 폐기물 재활용, 대기오염 방지처럼 사업 수행 과정에서 이뤄지는 환경경영 활동도 녹색경제 활동으로 인정될 수 있다. 현지 법인 활동의 적합성을 두고 생기던 해석상 불확실성도 완화됐다. 실제 인정되는 해외 인증의 전체 목록은 확정되지 않았다.

확대 폭을 놓고는 평가가 갈린다. 조정삼 한국신용평가 ESG실장은 84개에서 100개로 늘어난 부분의 상당 부분이 신재생에너지를 태양광·풍력 등으로 세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규 도입과 기존 활동 세분화가 함께 반영됐다는 점에서, 활동 개수 증가폭이 곧 지원 대상 확대폭과 같지는 않다.

자금 조달 여건은 지원 제도와 맞물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월 11일 개정 K-택소노미를 반영해 한국형 녹색채권 및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확대의 핵심은 채권시장 접근성이 낮은 중소·중견기업의 발행 비용과 행정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정부는 금융권 녹색여신·녹색채권 이차보전 사업도 함께 넓히고 있다.

발행 비용과 행정 부담이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게 걸린다
발행 비용과 행정 부담이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게 걸린다 / ⓒ 브레스저널

시장 지표는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 국내 녹색채권 발행액은 6조5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줄었다. 감소 요인으로는 경기 둔화와 투자환경 악화에 따른 기업의 속도 조절,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위축이 함께 거론된다. 국내 ESG 채권 발행 비중은 전체 채권 중 10%대에 이르지 못하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발행사 구성도 한쪽으로 쏠려 있다. 일반 기업의 ESG 채권 참여가 줄고 금융·공기업 중심으로 기존 발행사가 명맥을 유지하는 구조이며, 공기업 발행에 힘입어 한국의 사회적채권은 세계 1위로 집계된다. 조 실장은 이차보전 인센티브로 자원순환 업종 등 중소·중견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인센티브 대상에서 빠진 일반 기업의 ESG 채권을 늘리는 일을 과제로 꼽았다.

글로벌 시장은 흐름이 다르다. 올해 세계 녹색채권 및 관련 대출 규모는 사상 최고인 9470억달러(약 1374조8546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개정 기준을 적용한 발행 사례는 이미 나왔다. 현대건설은 1월 21일 녹색채권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5배가 넘는 자금이 모이자 발행 규모를 늘렸고,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K-택소노미 기준을 충족한 채권을 발행했다. 신용도와 발행 경험을 갖춘 대형 발행사가 먼저 움직인 구조다.

개정 목록이 넓어진 만큼 자격을 갖춘 기업은 늘었지만, 외부검토와 사후보고를 감당할 여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인정 범위 확대는 서류상 확대에 그친다. 이차보전율과 지원 대상 요건이 확정되는 시점이 규모별 자금 배분의 실제 윤곽을 정한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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