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5회 광양매화축제가 3월 6일 전남 광양에서 막을 올린다. 스물다섯 번째를 맞는 올해, 축제는 운영 방식을 바꾼다. 정해둔 날짜에 모든 것을 몰아넣는 대신 꽃이 얼마나 피었는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속도를 조절하는 '지속가능형' 모델로 옮겨간다.
매화는 서두르는 꽃이다. 아직 바람이 찬 2월 말이나 3월 초, 잎도 나기 전에 마른 가지에서 곧장 꽃이 열린다. 꽃잎은 종잇장처럼 얇고 희며, 가지 가까이 얼굴을 대면 서늘한 공기 속에서 달큰한 냄새가 옅게 올라온다. 발밑의 흙은 지금까지 굳어 있고, 가지가 흔들릴 때 나는 소리도 마르고 가볍다.
문제는 그 시기가 해마다 달라진다는 데 있다. 기후가 흔들리면서 개화는 어떤 해에는 앞당겨지고 어떤 해에는 늦춰진다. 날짜를 먼저 못 박아둔 축제는 꽃이 지고 난 자리에서 열리거나, 현재로서는 봉오리뿐인 가지 아래에서 열리게 된다. 개화율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결정은 사람의 시간표를 자연의 리듬 쪽으로 되돌려놓는 선택이다.
이 전환에는 긴장이 있다. 축제는 사람을 부르는 일이고, 사람을 부르려면 날짜가 있어야 한다. 반대로 매화나무는 구경거리이면서 동시에 매실을 내는 농작물이고, 밟히고 꺾인 가지는 이듬해 수확으로 되돌아온다. 개화에 맞춰 운영을 조절한다는 말은, 관람의 편의와 나무의 사정 가운데 후자에 무게를 조금 옮겨 싣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봄꽃 축제가 기후를 이유로 시간표 자체를 손보는 일은 흔치 않다. 광양의 결정이 눈에 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꽃이 피는 속도를 사람이 앞당길 수 없다면, 남은 방법은 사람 쪽에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것뿐이다.
방문을 계획한다면 개막일 하나만 보고 날짜를 정하지 않는 편이 낫다. 올해는 그해의 개화 상황이 곧 축제의 일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부 프로그램의 구성과 시간은 개막에 앞서 정리될 예정이다.
3월 6일, 강변 비탈에는 여태 겨울 냄새가 남아 있을 것이다. 그 위로 흰 꽃이 얼마나 열렸는지가 올해 축제의 첫 문장을 대신 쓴다. 가지를 올려다보며 꽃의 진도를 세어보는 일 자체가, 올해 이 축제가 관람객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3월 6일 개막
장소: 전남 광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