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공시 최종안 윤곽에도 적용 시점은 4월로

플래닛·입력 2026. 02. 16. 오전 8:36:00
스코프3 시기·사회 지표 제외 놓고 이견, 로드맵 확정은 두 달 뒤
재무 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를 한 보고서로 묶는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재무 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를 한 보고서로 묶는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 ⓒ 브레스저널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의 골격이 잡혔다. 한국회계기준원은 공시기준서 제1호(일반 요구사항)와 제2호(기후 관련 공시)로 체계를 나누고, IFRS S1·S2를 국내 여건에 맞춰 반영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언제부터 어느 기업에 적용할지를 정하는 로드맵은 4월에야 확정된다. 기준의 형태와 시행 일정이 두 달의 간격을 두고 갈라진 셈으로, 제도의 실효성 판단도 그만큼 미뤄졌다.

같은 흐름의 압박은 국외에서도 왔다. 국제기업거버넌스네트워크(ICGN)는 2026년 2월 5일 국회 ESG포럼과 금융위원회, 한국회계기준원에 공개서한을 보내 자본시장법 개정안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단체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운용자산은 약 90조 달러(약 12.5경 원) 규모로 제시됐으나, 산정 기준 시점은 함께 공개 전이다.

ICGN은 1995년 설립된 투자자 주도 거버넌스 단체다. 40여 개국에서 자산소유자·자산운용사·자문기관 300곳 이상이 회원으로 참여한다. 서한의 요구는 두 갈래였다. 개정안과 연계된 ESG 공시 로드맵을 조속히 발표할 것, 그리고 지속가능성 정보를 재무제표와 묶어 단일 보고서로 제공하는 체계를 갖출 것이다.

공시 의무의 법적 근거를 거래소 규정에 두지 말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문도 서한에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표준을 채택하라는 권고도 함께였다. 국내 최종안이 IFRS S1·S2를 바탕에 둔 것과 방법론상 맞닿는 대목이다.

국내 논의는 2024년 4월 공개 초안 이후 약 2년을 지나왔다. 한국회계기준원은 그사이 설문조사와 간담회로 기업 의견을 모았고, 실무 부담을 덜고 이행 가능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최종안에는 그 평가가 여러 곳에 반영됐다.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낸 데이터를 공시 자료로 다시 쓸 수 있게 했고, 금융배출량을 계산할 때 파생상품 등을 빼고 국제 분류체계 대신 한국표준산업분류(KSIC)를 쓰는 길도 열었다.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기업에는 결산 공고와 동시에 보고서를 내야 하는 의무가 면제된다. 연내 별도 제출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스코프3처럼 산정 난도가 높은 항목은 의무 공시로 바뀔 때 준비 기간을 다시 받는다.

반면 사회 지표는 범위에서 빠졌다. 근로자 사고, 장애인 고용률 등 정책 목적성 지표를 담기로 했던 제101호 '추가 공시사항'이 이번 제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된다. 기후를 축으로 삼고 사회 영역은 뒤로 미룬 설계다.

남은 쟁점은 스코프3의 시간표다.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를 열었고, 여기서 공급망 배출량을 실제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경제계의 제외 요구와 빼면 공시가 형식에 그친다는 반론이 부딪쳤다. 금융위는 스코프3를 범위에 넣되 언제부터 적용할지는 기준서에서 정하지 않고 로드맵 논의에서 유예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정이 뒤로 밀린 전례도 있다. 금융위는 2025년 12월 업무보고에서 기준·로드맵 마련 시점을 2026년 1분기로 잡았다가 로드맵 확정을 4월로 조정했다. 그 이전에는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을 2025년 첫 대상으로 삼고 2030년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로 넓히는 구상을 내놨다가, 재계 부담을 이유로 도입 시기를 '2026년 이후'로만 언급해 왔다.

바깥의 시계는 먼저 돌아가고 있다. EU는 2025년부터 지속가능성 공시를 시행 중이고, 일본은 2027년 6월을 시작점으로 단계적 적용에 들어간다. 국내 적용 시기가 로드맵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스코프3 유예 폭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기업의 준비 부담과 투자자가 받아보는 정보의 밀도가 함께 달라진다.

다음 분기점은 이번 달 말이다. 최종안과 로드맵 초안이 공개되는 시점으로 예고돼 있으나, 발표 형식과 확정 여부에 대한 설명은 엇갈린다. 어느 기업이 어느 사업연도부터 무엇을 공시하는지는 4월 로드맵에서 드러난다. 그때까지는 기준의 목차만 정해진 상태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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