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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로드맵, 4월 확정 목표로 윤곽

플래닛·입력 2026. 02. 08. 오전 11:50:00
스코프3는 포함하되 유예, 대기업 우선 단계 적용 검토
공급망 배출량 공시는 범위에 넣되 시행 시점을 늦추는 방식이 검토됐다
공급망 배출량 공시는 범위에 넣되 시행 시점을 늦추는 방식이 검토됐다 / ⓒ 브레스저널

국내 ESG 의무공시 제도의 밑그림이 4월 확정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2월 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산업계, 투자자, 전문가가 참석해 공시 제도화의 남은 쟁점을 다뤘다. 회의에서 정리된 방향은 공시 역량을 갖춘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의무를 적용하고,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3는 공시 범위에 넣되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쪽이다.

일정표는 두 단계로 나뉜다.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과 로드맵 초안은 2월 말 열리는 생산적 금융을 위한 대전환 회의에서 공개되고, 그 뒤 공개 의견수렴 절차가 이어진다. 로드맵 자체의 최종 확정 시점은 4월이다. 다만 이 일정은 한 차례 미뤄진 결과로, 2월 초 발표가 예정돼 있었으나 관계 부처 간 이견으로 늦춰진 것으로 파악된다.

제도 논의의 시계는 5년째 돌고 있다. 금융위는 2021년 로드맵에서 2025년부터 단계적 의무화를 예고했으나, 2023년 10월 주요국 일정 등을 이유로 의무화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미루고 구체적 시기는 관계 부처 협의에 맡기기로 방침을 바꿨다. 국내 공시기준은 국제기준을 토대로 2024년 4월부터 마련되기 시작했다. 2024년 5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서 기업들은 공시 대상 범위,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수준, 공시 부담, 소송 리스크를 우려 사항으로 제시했다.

해외 일정과의 격차가 논의의 기준선을 만든다. EU는 2025년 ESG 공시 제도를 시행했고, 일본은 2027년 의무화를 예정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주요국이 속도 차이는 있어도 ESG 공시를 점진적으로 제도화하고 있다며, 국내도 로드맵을 마련해 제도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 11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수립된 점도 발언에서 언급했다.

가장 첨예한 대목은 스코프3다. 경제계는 공급망이 넓어 측정과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시 항목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다. 회의 결론은 제외가 아닌 포함 후 유예로, 적용 시기를 공시기준에 직접 적지 않고 로드맵 논의에서 유예기간을 정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파악된다. 권 부위원장은 스코프3를 협력업체 부담이 큰 항목으로 규정하며 면책과 이행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시행 시기를 놓고는 쪽이 둘로 갈렸다. EU·일본 추세에 맞춰 앞당기자는 쪽과, 중소·중견 협력업체의 준비 상황을 고려해 준비 기간을 넉넉히 둬야 한다는 쪽이 회의에서 맞섰다. 2028년 또는 2029년부터 대기업을 시작으로 의무공시를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개시 연도는 확정되지 않았다. 부처별 무게중심도 엇갈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조기 도입에, 산업통상부와 금융위원회는 기업 수용 가능성을 감안한 준비 기간 부여에 기운 것으로 파악된다.

공시를 담는 그릇도 단계를 밟는다. 도입 초기에는 한국거래소를 통한 공시를 먼저 시행하고, 제도가 안착한 뒤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전환 시점이나 판단 기준은 이번 논의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공시 이행을 위해 관계기관과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저탄소 전환 지원과 중소·중견기업 자금 공급 확대를 담은 전환금융체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이 대비할 수 있는 항목은 아직 좁다. 대기업 적용 대상의 자산총액이나 시가총액 기준, 스코프3 유예기간의 실제 길이는 모두 이번 달 말 초안에서 처음 드러날 부분이다. 2월 말 초안 공개, 이후 의견수렴, 4월 최종 확정으로 이어지는 세 개의 시점이 향후 몇 달간의 확인 지점이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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