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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로드맵, 5월 초로 발표 미뤄져

플래닛·입력 2026. 04. 29. 오전 8:03:00
58개사 시작 원안 유지 검토 속 확대 일정·스코프3 쟁점
도입 시점과 대상 범위를 둘러싼 쟁점이 최종안 발표 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입 시점과 대상 범위를 둘러싼 쟁점이 최종안 발표 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 ⓒ 브레스저널

금융위원회의 ESG(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최종안 발표 시점이 5월 초로 옮겨졌다. 4월 안에 확정하겠다던 계획이 한 달 가까이 뒤로 밀린 것으로, 4월 27~28일 사이 이런 내용이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월 28일 막판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안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 전이다.

연기 사유를 두고는 설명이 갈린다. 한쪽에서는 국민연금과 포스코 등 기업, 투자업계, 학계에서 의견서가 대거 접수돼 검토가 길어졌다는 점이 거론된다. 다른 쪽에서는 청와대와 금융위 사이 정책 조율이 막바지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어느 쪽이든 4월 확정은 무산됐다.

일정이 밀린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금융위는 2025년 12월 업무보고에서 ESG 공시 기준과 로드맵 마련 시기를 2026년 1분기로 잡았다. 이후 2026년 2월 ESG금융추진단 회의를 거치며 공개 시기를 4월로 한 차례 늦췄고, 그 4월이 다시 5월로 넘어갔다.

2026년 2월 공개된 초안의 골자는 대상 기업을 자산 규모 순으로 끊어 순차 적용하는 방식이다. 출발선은 연결 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며, 공시는 2028년부터 이뤄진다. 2027회계연도부터 단계 시행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보고서는 2028년에 나온다는 설명도 함께 제시됐다. 초안에는 2029년 연결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으로 대상을 넓히는 계획도 담겼는데, 확대 일정이 실질적으로 빠져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대상 기업 수로 보면 규모가 뚜렷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집계로 연결 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58개사이며, 전체 상장사의 약 7%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금융회사인 것으로 집계됐다(2026년 4월 27일 기준). 초안은 이들의 공시를 처음에는 거래소 공시로 운영하다가 제도가 안착한 뒤 자본시장법상 법정공시로 옮기는 방식을 택했다.

공급망 전반 온실가스 배출(스코프3)은 2031년 도입으로 적혀 있다. 첫 공시 시점인 2028년과 견주면 3년 늦은 시점이다. 기업 쪽은 해외 주요국 규제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스코프3과 기후공시 외 항목에 대한 유예·면책을 넓혀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대편 요구는 정반대 지점을 향한다. 국민연금은 2026년 3월 금융위에 의견서를 내고, 적용 기준선을 연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까지 낮추는 한편 제도 시행 첫 단계부터 법정공시 형태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2조 원이라는 기준선은 금융당국이 2021년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에서 제시했던 단계적 의무화 출발선과 일치한다.

경제개혁연구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연금기후행동, 이로움재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은 4월 27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법정공시 즉시 전환,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으로의 의무화 대상 확대, 환경·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이중중대성 원칙과 제3자 검증 로드맵 명시를 요구안에 담아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쌓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집계로 제22대 국회에 ESG 공시와 연관된 자본시장법 개정안 6건이 발의돼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2026년 4월 27일 기준).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4월 21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법정공시 전환을 담았다는 설명과 별도 지속가능보고서 제출 의무화를 규정했다는 설명이 함께 전해진다.

제도 설계와 별개로 실무 지원은 진행 중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철강·석유화학 업종에 맞춘 스코프3 배출량 산정 안내서를 공개한다. 정부는 2023년부터 주요 수출 업종을 대상으로 이런 안내서를 순차 발간해 왔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이 앞서 포함됐다.

같은 부처는 5월부터 11월까지 ESG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벌인다. 과정은 기초·종합·심화로 나뉘며 심화 단계에는 GHG 프로토콜 기반 스코프1·2·3 산정 실습, CBAM 대응, 공급망 실사 대응이 들어간다.

확정안이 초안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양쪽 설명에서 공통으로 나오지만, 이는 전망일 뿐 정해진 사실이 아니다. 정부가 2028년 30조 원 원안은 그대로 두되 이후 연도별 확대 일정을 더 촘촘히 적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장사 입장에서 대응 비용을 좌우하는 변수는 결국 언제부터, 어느 규모까지, 어떤 항목까지 적용되느냐다. 그 세 가지가 적힌 문서는 다음 달 초에 나온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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