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서울의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는 60㎍/㎥였다. 2025년에는 32㎍/㎥, 47% 낮아졌다. 초미세먼지(PM2.5)도 30㎍/㎥에서 18㎍/㎥로 40% 떨어졌다. 서울시가 지난 19일 내놓은 20년 치 기록이다.
체감으로 옮기면 변화는 더 선명해진다. 초미세먼지 '나쁨'인 날은 연간 108일에서 32일로 3분의 1 아래로 줄었고, '좋음'인 날은 73일에서 182일로 약 2.5배 늘었다. 1년의 절반이 맑은 공기로 채워졌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저절로 오지 않았다. 서울시는 2006년 대기 질 개선을 시정 핵심 사업으로 올렸고, 이듬해 '맑은 서울 2010 특별대책'을 5개 분야 10개 핵심과제로 짰다. 경유 시내버스 8900대가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바뀌었고, 노후 경유차에는 매연저감장치 부착과 조기 폐차가 이어져 2011년까지 23만대 넘는 차량이 저공해 조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제도도 뒤따랐다. 2017년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고 배출사업장 운영을 조정할 수 있게 한 조례가 시행됐다.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막는 정책은 지금도 대표적인 개선 수단으로 꼽힌다. 지하철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차단한 것도 같은 흐름에 있었다.
전기차는 계획만큼 빠르지 않았다. 2010년 '그린카 스마트 서울' 정책은 2020년까지 12만대 보급을 내걸었는데, 지난해 말 서울에 등록된 전기차는 12만2995대로 전체 차량 359만대의 3.4% 수준이다. 목표치에 도달하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는 의미로 읽힌다. 성과를 부풀리지 않고 이런 격차까지 함께 놓아야 다음 계획이 현실적으로 세워진다.

공을 한 도시에만 돌리기도 어렵다. 서울시 스스로 대기 질 개선이 수도권 전반에서 함께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경기 부천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 23㎍/㎥로 계절관리제 도입 후 가장 낮은 기록이 나왔다. 광역 단위로 함께 움직인 규제가 효과를 냈다는 쪽에 가깝다.
그리고 지난 18일부터,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왔다. 기상청은 21일 영남지역의 PM10과 PM2.5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날 영남과 강원 동해안에는 순간풍속 시속 55㎞, 산지 70㎞ 안팎의 강풍도 예보돼 있다.
발원지 사정은 나빠지는 쪽이다. 비가 줄고 식생이 약해지면서 황사가 일어나는 빈도가 늘었고, 건조한 날씨와 대기 정체가 겹치면 국내외 배출 오염물질까지 함께 쌓인다. 도시 안에서 줄일 수 있는 몫은 20년간 상당 부분 줄였으니, 다음 과제는 사막화를 늦추고 배출을 함께 관리하는 국경 너머의 협력으로 넘어간다.
당장 며칠은 창문을 닫고 마스크를 챙기는 편이 낫다. 그다음으로 해볼 만한 일은, 자기 차의 배출가스 등급을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다. 5등급 차량 소유자라면 저공해 조치와 조기 폐차 지원 대상인지 알아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고농도 예보가 뜬 날 운행을 하루 미루는 선택지가 남는다.
20년의 기록이 알려주는 것은 단순하다. 개별 조치 하나하나는 작아 보였지만, 합쳐지자 하늘이 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