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 위쪽은 여전히 밤이다. 짙은 남색 위로 별이 흩어져 있고, 그 아래로 자주와 분홍이 번진 구름층이 비스듬히 지난다. 지평선 가까이에서는 주홍빛이 얇게 깔리고, 나무와 언덕은 검은 실루엣으로만 남았다. 물가로 보이는 곳에 작은 불빛 몇 점이 켜져 있다.
이런 하늘은 매일 오지만 매일 보이지는 않는다. 도시의 조명이 밝을수록 머리 위의 별은 가장 빨리 지워진다. 사진 속 별이 이만큼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인공의 빛이 적다는 뜻이고, 그 어둠은 텅 빈 시간이 아니다. 잠든 새와 벌레, 잠든 사람의 몸이 쓰는 시간이다.
전환도 이 하늘과 닮았다. 어제의 것이 한 번에 꺼지고 내일의 것이 한 번에 켜지는 일은 없다. 별이 남아 있는 동안 지평선에서는 아침이 시작되고, 두 빛이 한 화면에 함께 담기는 구간이 반드시 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대체로 그 구간이다.
두 빛이 함께 보이는 시간은 짧다. 그 사이에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켤지가 다음 하늘의 색을 정한다. 필요 없는 불을 하나 끄는 일, 켤 전기를 어디서 만들지 묻고 답하는 일은 그래서 작지 않다.
화면 아래쪽 물가로 내려가면 흙길이 젖은 채 검게 번들거린다. 밤새 내린 이슬이 표면에 얇게 앉아, 저 멀리 켜진 불빛 몇 점을 길바닥까지 끌어다 놓았다. 하늘만 보면 어둠과 빛이 위아래로 갈라져 있지만, 발밑의 축축한 흙은 그 두 빛을 한꺼번에 되비친다. 경계는 위에서만 그어지지 않는다.
사진을 다시 보면, 가장 밝은 곳은 여전히 하늘 아래쪽이다. 위쪽의 별은 그대로 우리 몫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