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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채가 오르는 닷새, 안동은 머무는 축제를 택했다

루츠·입력 2026. 04. 15. 오전 10:07:00
5월 1일부터 닷새간 웅부공원과 낙동강변, 당일치기 대신 체류형으로
축제의 중심 무대가 되는 안동 웅부공원
축제의 중심 무대가 되는 안동 웅부공원 / ⓒ 브레스저널

안동 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가 5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열린다. 무대는 안동 시내 한복판의 웅부공원과 그 아래로 흘러가는 낙동강변 일대다. 내륙 분지의 봄은 늦게 오고, 강바람이 겨우 미지근해질 무렵에 축제가 시작된다.

축제의 뼈대는 차전놀이 재현이다. 굵은 나무를 엮어 세운 동채가 서로 밀고 버티는 동안, 마른 나무가 맞부딪치는 둔탁한 소리와 발밑에서 일어나는 흙먼지 냄새가 광장에 낮게 깔린다. 사람의 어깨와 허리로 밀어 올리는 놀이여서, 기계 장치가 끼어들 데가 없다.

이름에 들어간 노국공주는 고려 공민왕이 남쪽으로 피란하던 시절의 이야기에서 왔다. 왕과 왕비가 안동에 이르렀다는 설화가 놀이의 유래로 전해져 왔고, 축제는 해마다 그 설화를 다시 광장에 올린다. 기록으로 남은 역사와 마을이 입으로 옮겨 온 기억 사이에는 늘 얼마간의 틈이 있다.

올해 달라진 지점은 일정을 짜는 방식이다. 오전에 도착해 한 판 보고 저녁에 떠나던 당일치기 대신, 며칠을 머물며 겪는 프로그램이 축제의 중심에 놓였다. 닷새라는 기간은 그 변화를 감당하려고 잡은 길이로 읽힌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축제는 광장 밖으로 번진다. 밥을 먹고 잠을 자며 도심 골목과 강변을 걷는 동안, 놀이 한 판을 보러 온 걸음은 도시를 겪는 걸음으로 바뀐다. 무형유산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방법 하나가 여기에 있다.

사람의 힘만으로 밀고 버티는 차전놀이 재현
사람의 힘만으로 밀고 버티는 차전놀이 재현 / ⓒ 브레스저널

긴장이 없지는 않다. 국가무형유산은 원형을 지켜야 하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모여야 겨우 이어지는 놀이다. 관객을 위해 판을 다듬을수록 보기는 좋아지고, 보기 좋아질수록 놀이 본래의 거친 결은 조금씩 깎여 나간다. 닷새를 택한 선택은 그 둘을 한 해 안에 함께 감당해 보겠다는 시도에 가깝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웅부공원은 안동 구도심에 있어 시장과 골목이 걸어서 닿는 범위 안에 함께 놓여 있고, 낙동강변은 공원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그대로 이어진다. 요금과 예약 방식을 비롯한 세부 운영 안내는 개막에 맞춰 정리된다.

5월의 첫 닷새, 안동에서는 나무와 사람의 힘이 부딪치는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 동채가 밀려 올라가는 순간의 진동은 화면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하루를 비우고 가되, 되도록 하룻밤을 더 두고 오는 편이 이 축제가 올해 제안하는 방식이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5월 1일(금)~5월 5일(화)
장소: 안동 웅부공원, 낙동강변 일대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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