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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삼지장보살상, 22일 불교중앙박물관서 첫 합동 전시

루츠·입력 2026. 04. 17. 오전 7:25:00
선운사 삼지장보살상 첫 합동 공개, 4월 22일부터 종로에서
백제 577년 창건 이래 도솔산에 앉아 있는 선운사
백제 577년 창건 이래 도솔산에 앉아 있는 선운사 / ⓒ 브레스저널

도솔산 골짜기 세 곳에 각각 모셔져 있던 지장보살이 서울의 한 전시실에서 처음으로 나란히 앉는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과 선운사는 지난 16일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를 연다고 알렸다. 개막식은 오는 21일 오후 2시, 관람은 다음 날인 22일 시작해 7월 31일 문을 닫는다. 국보 1건과 보물 11건을 품은 81건 157점이 나온다.

선운사 지장보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 도솔암 내원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 참당암 지장전의 석조지장보살좌상. 세 상은 모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고,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금빛이 얇게 남은 두 구와 돌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한 구가 같은 조명 아래 놓인다. 이 셋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지장보살은 보통 시왕이나 무독귀왕을 곁에 두고 무리로 앉는다. 홀로 봉안된 사례가 워낙 드물어, 독존으로 앉은 세 구가 한꺼번에 놓이는 광경 자체가 불교조각사의 드문 장면으로 소개됐다.

세 구 가운데 하나에는 바다를 건넌 시간이 붙어 있다. 1936년, 일제강점기의 선운사에서 금동지장보살좌상이 도둑맞아 일본으로 넘어갔다. 훔친 이들이 스스로 경찰에 나서면서 불상의 소재가 드러났고, 선운사 스님들이 히로시마까지 건너가 직접 모셔 왔다고 전해진다. 도난과 매각, 그리고 되찾아 오는 길목의 세부는 서술마다 조금씩 갈린다.

돌아온 불상은 다시 90년 가까이 산중 전각에 앉아 있었다. 그 사이 참배객은 향을 사르고, 나무 문틀은 여닫힘의 자국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그 오랜 붙박이 생활에 잠깐 틈을 내는 일에 가깝다.

함께 나오는 것들도 만만치 않다. 보물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의 복장유물이 배 속에서 나와 유리 너머로 놓이고, 국보로 지정된 내소사 동종도 전시장으로 옮겨진다. 출품처는 선운사 본·말사에 더해 송광사, 용문사, 불암사, 동국대 박물관·도서관, 호림박물관에 걸쳐 있다.

인물의 시간도 한 축이다. 조선 후기 선 논쟁의 한복판에 섰던 백파 긍선 스님, 근대 불교 학문의 바탕을 놓은 석전영호 스님의 흔적이 유물과 기록으로 따라 붙는다. 선운사는 백제 577년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가 세운 절이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다. 1450년 가까운 시간을 한 절터에서 견딘 셈으로, 그 두께가 전시의 뼈대가 된다.

성보를 산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예불의 대상이 관람의 대상으로 바뀌는 순간, 불상은 신앙의 몸에서 유물의 몸으로 반쯤 건너간다. 반대로 산중에 두면 그 몸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크게 줄어든다. 불교중앙박물관 서봉 스님과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이 이번에 택한 것은 석 달 남짓의 개방이다.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6월에 선운사 문화유산의 값을 풀어 설명하는 불교문화강좌가 예정돼 있다. 세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시가 끝나는 7월 31일 이후 세 지장은 각자의 전각으로 흩어져 다시 홀로 앉는다.

서울 종로의 전시실에서 셋을 한꺼번에 마주하는 기간은 석 달 열흘이다. 그 뒤에 이 셋을 다시 보려면 도솔산으로 가야 하고, 그때는 골짜기를 세 번 오르내려야 한다. 4월 22일, 문이 열린다.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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