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당진 기지시에서 기지시줄다리기축제가 4월 9일 목요일 개막해 12일 일요일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마을이 500년 가까이 반복해온 의례가 올해는 세계 전통축제를 내걸고 문을 연다.
축제의 중심에는 짚이 있다. 마른 볏짚을 물에 축여 꼬아 올린 줄은 누런빛과 잿빛 사이를 오가고, 손바닥으로 쓸면 까끌한 결이 살갗에 걸린다. 수백 개의 손이 한꺼번에 힘을 주는 순간 줄은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늘어나고, 젖은 흙과 마른 풀 냄새가 사람들 사이로 퍼진다. 그 냄새만큼은 영상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나흘의 일정은 줄을 만드는 시간과 당기는 시간으로 크게 나뉜다. 짚을 모아 가닥을 꼬고, 그 가닥을 다시 겹쳐 굵은 몸통을 세우는 과정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완성된 큰 줄이 길 위로 나오는 순간 축제는 정점에 이른다. 세부 시간표는 현장 안내를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낫다.
줄다리기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목록에 올라 있는 의례다. 농사의 한 해를 여는 기원이었고,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힘을 확인하는 절차였다. 이기고 지는 결말보다 함께 줄을 쥐는 행위 쪽에 목적이 있었다.

의례가 축제로 커질 때 생기는 긴장은 얼버무릴 것이 못 된다. 관객이 늘면 순서는 보기 좋게 다듬어지고, 마을이 지켜온 절차는 무대의 시간표에 맞춰 조정된다. 세계 전통축제라는 이름은 더 많은 사람을 부르지만, 부른 만큼 원형에서 멀어질 위험도 함께 데려온다. 그 균형은 해마다 줄을 꼬는 손들이 다시 정한다.
찾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준비는 단출하다. 4월 초 서해 쪽 바람은 한낮에도 차고, 줄이 지나는 길은 흙바닥이라 신발이 젖거나 흙을 뒤집어쓰기 쉽다. 관람료와 예약 방식, 주차와 교통편은 현장 안내를 따라 확인하면 된다.
축제가 끝나면 줄은 풀리기도 하고 그대로 남기도 한다. 그 굵기를 손으로 만져본 사람과 화면으로만 본 사람의 기억은 같지 않다. 내일부터 나흘, 기지시의 흙길 위에서 500년 된 줄이 다시 움직인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4월 9일(목)~12일(일)
장소: 충남 당진 기지시 일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