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내보낸 생활폐기물은 5만6천338t이었다. 구가 스스로 정한 한 해 목표치보다 91t 적은 양이다. 5년 전 6만5천615t과 견주면 9천277t, 비율로는 14.14%가 줄었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올해 1월부터 금지된 상황에서, 배출량을 실제로 깎아낸 기록이 나온 이야기다.
직매립 금지는 갑작스러운 제도가 아니었다. 시행에 앞서 4년의 유예 기간이 주어졌고, 그 사이 지자체들은 소각과 선별로 넘어갈 준비를 요구받았다. 2030년에는 같은 규칙이 전국으로 넓혀진다. 봉투째 땅에 묻는 처리 방식이 한국에서 사라지는 일정표가 진작 그려져 있었다는 뜻이다.
성동구의 감소 곡선은 한 해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2021년 6만5천128t, 2022년 6만4천131t, 2023년 6만1천401t, 2024년 5만8천641t으로 해마다 조금씩 깎였다. 배출량을 줄이는 손끝에는 '성동 푸르미 재활용정거장' 111개 이동식 거점이 있다. 올해 목표는 5만4천460t으로, 다시 한 단계 낮춰 잡았다.
준비의 다른 절반은 처리처 확보였다. 구는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경기도에 있는 민간 생활폐기물 처리업체 두 곳과 3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금액과 체결 시점은 공개된 범위 밖이다. 감량과 처리처, 두 축을 함께 잡아둔 준비였다.
그런데 같은 두 달을 전혀 다르게 읽는 목소리도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전국 지역 조직은 2월 25일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의견서를 전달했다. 감량 정책과 공공 처리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기 전에 제도가 시작되면서, 종량제 폐기물이 비수도권 민간 시설로 실려 가는 '원정 처리'가 생겨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반출 규모를 보여줄 공식 통계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역에서 체감하는 압력은 더 구체적이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서울 7개 구와 경기 4개 시에서 연간 6만8천여t이 충남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서울이 한 해 50만t을 다른 지역으로 내보낸다고 했다. 두 수치 모두 단체가 제시한 것으로, 산출 기준과 기준 연도는 확정되지 않았다.
세종의 사정도 비슷하다. 자체 소각 시설이 모자라 생활폐기물 처리를 외부 위탁에 기대고 있는 터에, 다른 지역 폐기물까지 들어오는 상황이 겹친다. 세종환경운동연합은 관외 폐기물 반입 규제와 '외부 폐기물 총량제' 도입을 정부에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이 낸 의견서의 네 가지 요구는 끝내 하나를 향한다. 발생지 처리 원칙을 실제로 집행하고, 공공 처리를 기본으로 세우며, 민간 위탁의 허점을 손보고, 감량 목표와 총량관리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배출을 줄이는 일과 처리 시설을 갖추는 일은 어느 하나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성동구가 감량 목표를 채우고도 경기도 업체와 계약을 맺어야 했던 사정이 그 점을 보여준다.
묻을 곳을 잃은 봉투는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로 옮겨진다. 옮기는 거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봉투 자체를 얇게 만드는 것이다. 배달 용기의 음식물을 헹궈 재활용으로 돌리고, 종이팩을 일반 종이와 나눠 내놓는 정도만으로도 종량제 봉투에 들어갈 무언가가 줄어든다. 성동구가 5년에 걸쳐 14%를 깎아낸 방식도 그런 반복의 누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