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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열흘, 영화의전당에 다시 불이 켜진다

루츠·입력 2026. 02. 06. 오전 11:32:00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 6일 개막, 라인업 공개는 9월 1일
개막까지 여덟 달 남은 영화의전당
개막까지 여덟 달 남은 영화의전당 / 사진 정을호 · 부산관광아카이브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026년 10월 6일 화요일에 시작해 10월 15일 목요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주요 상영관은 부산 영화의전당이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가을 일정을 적어 두는 까닭은, 이 축제가 하루 이틀 들러 훑는 종류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의전당을 처음 보는 사람은 대개 지붕부터 올려다본다. 기둥 몇 개에 얹힌 거대한 강철 판이 광장 위를 가로질러 뻗어 있고, 밤이면 그 아랫면이 빛을 머금는다. 수영강 쪽에서 올라온 바람이 야외 객석의 등받이를 훑고 지나가면, 10월의 저녁 공기는 담요를 챙겨 온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을 금세 갈라놓는다.

어떤 작품이 오는지는 한꺼번에 드러난다. 집행위원회는 2026년 9월 1일 초청작 전체 라인업을 공개한다. 그전까지 관객이 할 수 있는 일은 열흘이라는 길이를 가늠하고, 그 안에 자기 시간을 얼마나 넣을지 정해 두는 정도다.

축제는 도시의 시간표를 바꾼다. 열흘 동안 부산의 저녁은 상영 종료 시각을 중심으로 다시 짜이고, 극장 앞 광장은 낮보다 밤에 붐빈다. 지역 상권과 숙박, 교통이 함께 움직이는 규모의 행사이면서, 동시에 상영관 안에서는 두 시간 남짓의 침묵을 지켜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상영관 일대는 축제 기간 열흘 동안 도시의 다른 리듬으로 움직인다
상영관 일대는 축제 기간 열흘 동안 도시의 다른 리듬으로 움직인다 / ⓒ 브레스저널

그 두 가지가 늘 편하게 겹치지는 않는다. 관광 자원으로서의 축제와 작품을 보는 장소로서의 극장은 서로 다른 것을 요구한다. 전자는 사람이 많이 오래 머무는 쪽을 원하고, 후자는 상영 중에 문이 열리지 않는 쪽을 원한다. 관객 한 사람이 어느 편에 서는지가 열흘의 성격을 조금씩 바꾼다.

가는 계획은 9월 1일 이후에 구체화하는 편이 낫다. 상영 시간표와 예매 방식, 요금은 발표 전이라 지금 확정해 둘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다만 개막과 폐막 날짜, 그리고 중심 상영관은 정해져 있으니 숙소와 휴가 일정처럼 미리 잡아야 하는 것부터 손대면 된다.

영화제는 표를 손에 쥔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지붕 아래 광장은 상영이 없는 시간에도 열려 있고, 강변 산책로는 그 전에도 걸을 수 있다. 여덟 달 뒤 그 자리에 서 있고 싶다면, 우선 10월 초의 열흘을 달력에서 비워 두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10월 6일(화)~10월 15일(목), 10일간
장소: 부산 영화의전당(주요 상영관)
주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초청작 라인업 공개: 2026년 9월 1일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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