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네 개의 손이 겹쳐 있는 자리

편집부·입력 2026. 06. 02. 오전 8:42:00
식탁 위에서 오래 이어진 돌봄의 시간을 읽다
붙잡는 힘은 늘 양쪽에서 나온다
붙잡는 힘은 늘 양쪽에서 나온다 / 사진 T Leish · Pexels

연한 나무 식탁 위에 네 개의 손이 포개져 있다. 왼쪽에서 온 손은 하늘색 셔츠 소매를, 오른쪽에서 온 손은 도톰한 니트 소매를 달고 있다. 창으로 들어온 빛이 손등의 주름과 옅은 반점, 도드라진 힘줄 위에 부드럽게 얹힌다. 낮의 어느 조용한 시간, 아마도 식사가 끝나고 그릇을 물린 뒤일 것이다.

자세히 보면 이 겹침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감싸는 모양이 아니다. 아래에서 받치는 손이 있고 위에서 덮는 손이 있으며, 그 사이에 또 다른 손이 끼어들어 서로를 붙든다. 누가 돌보는 사람이고 누가 돌봄을 받는 사람인지, 이 사진 한 장으로는 나눌 수 없다.

돌봄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한 방향을 상상한다. 건강한 쪽이 약한 쪽에게, 젊은 쪽이 늙은 쪽에게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래 함께 산 사람들의 손은 그 구분을 지워버린다. 오늘은 내가 잡고, 내일은 네가 잡는 일이 수십 년 반복되면 손은 서로의 모양을 기억하게 된다.

이 노동에는 근무시간표가 없다. 퇴근도 없고 교대도 없으며, 대개는 아무도 세어주지 않는다. 식탁 위에서 손을 잡는 이 짧은 순간이 하루 중 유일한 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사진은 소리 내지 않고 보여준다.

다시 사진을 보라. 손등의 반점 하나하나가 지나온 계절의 표시이고, 맞물린 손가락 사이의 틈은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의 크기다. 이 식탁 앞에 앉은 사람들의 얼굴은 끝내 보이지 않지만, 손만으로도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견뎌왔는지 조금은 알게 된다.

편집부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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