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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만 이웃, 비자 칸막이를 넘을까

인터뷰·입력 2026. 05. 12. 오후 8:44:00
고용노동부, 통합지원 로드맵 상반기 발표 예고
비자별로 나뉜 정책을 한 갈래로 묶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비자별로 나뉜 정책을 한 갈래로 묶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 ⓒ 브레스저널

국회 의원회관에 노사단체와 연구자들이 모였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마련한 외국인 고용정책 개선 토론회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110만 명 안팎이지만, 이들을 받아들이는 제도는 여전히 비자 종류별로 흩어져 있다.

흩어져 있다는 말은 행정 편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비자를 받았느냐에 따라 담당 부처가 갈리고, 그래서 일할 사람을 몇 명 들일지 정하는 곳과 그 사람이 어디서 살고 무엇을 배울지 챙기는 곳과 부당한 대우를 막는 곳이 각각 따로 움직였다. 한 사람의 하루는 그렇게 쪼개지지 않는데 제도만 쪼개져 있었던 것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도입에서 활용, 체류 지원, 정주까지를 하나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숙련도가 낮은 인력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기술을 쌓은 인력에게는 더 오래 머물 길을 열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국내 취업자의 일자리를 나란히 놓고 고용허가제를 손보겠다는 것이 노동부가 내놓은 원칙이다.

발제를 맡은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진단도 같은 곳을 향했다. 비자·체류 관리와 노동시장 정책이 서로 연결되지 않은 채 따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을 들여오는 데 집중하던 정책을 잘 쓰는 쪽으로 옮기자며, 도입과 선발부터 초기 적응, 숙련 형성, 경력개발, 귀국과 정착까지 다섯 단계를 하나의 관리 체계로 엮자고 제안했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분류 자체를 바꾸자고 했다. 전문과 비전문으로 갈라온 기존 방식 대신 단순노무직·중숙련직·고숙련직 세 단계를 쓰자는 것이다. 그가 든 근거는 현장의 변화다.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곳이 단순 업무를 넘어 숙련 기능직으로 번지고 있고, E-9으로 들어온 인력이 서류에 적히지 않은 채 중숙련 일을 맡는 사례가 곳곳에서 확인된다고 했다.

제조업과 조선업, 농축산업 현장에서 이들은 핵심 인력으로 불린다. 그런데 제도의 설계도는 단순노무직에 맞춰져 있다. 몇 해에 걸쳐 손에 익힌 기술을 가진 사람이 체류 기간이 끝나 떠나고, 사업장은 처음부터 다시 가르치는 일이 되풀이된다는 호소가 오래 이어져 왔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통합지원 태스크포스를 돌렸고, 지난달에도 두 차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나온 의견까지 담아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상반기 안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확정 시점을 6월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구체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모인 노사단체와 전문가들은 부처의 경계를 넘어선 운영, 그리고 모든 이주노동자를 빠짐없이 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110만이라는 규모는 이제 예외가 아닌 일상이 됐다. 같은 공장에서 밥을 먹고 같은 골목에서 저녁을 맞는 사람들에게 정책이 몇 축으로 나뉘어 있는지는 관심 밖의 일일 것이다. 다음 달 발표될 로드맵이 그 방면을 얼마나 줄여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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