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도자기축제가 마흔 번째 회차를 맞아 '흙과 불의 잔치'라는 이름으로 개막했다. 경기 이천, 물레와 가마가 오래 생업이자 내력이었던 고장에서 열리는 축제다. 40년을 이어 온 이 행사가 올해 내건 것은 전통 도자의 기억과 현대 공예의 내일을 한 마당에 겹쳐 놓겠다는 약속이다.
축제의 이름은 제작 공정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흙은 손안에서 물기를 머금은 채 서늘하고, 비릿한 흙내를 손끝에 남긴다. 불은 그 물기를 빼앗아 형태를 굳히고 유약을 유리질로 바꾼다. 가마가 식기 전까지는 만든 사람도 그릇에 앉을 색을 확신하지 못한다.
마당에 서는 손은 한 종류가 아니다. 대를 이어 물레를 돌려 온 사기장의 손이 있고, 도자를 조형 언어와 생활 디자인으로 다루는 젊은 작업자의 손이 있다. 같은 흙을 만지면서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두 손이 같은 마당에 선다.
40년이라는 기간은 축하의 명분으로만 소비되기 쉽다. 그 기간은 한 지역이 같은 재료를 놓지 않고 버텨 온 시간이기도 하다. 가마 하나가 꺼지면 그 가마의 온도 감각과 유약 배합이 함께 사라진다. 공방이 문을 닫는 일은 기술 한 갈래가 조용히 끊기는 일과 같다.

그래서 이런 축제는 마냥 편안한 행사가 되기 어렵다. 도자를 관광 상품으로 내밀면 값싼 기념품 쪽으로 밀리고, 보존만 고집하면 살 사람이 줄어 결국 불이 꺼진다. 이천이 40년 동안 붙들어 온 것은 두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었다. 축제는 그 균형을 해마다 다시 시험하는 마당이다.
축제를 찾을 계획이라면 회기와 관람 요금, 예약 여부는 주최 측 공지를 확인하고 나서는 편이 좋다. 도자기는 묵직하고 잘 깨진다. 마음에 드는 그릇을 만날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완충재와 여유 있는 가방을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가마는 며칠에 걸쳐 천천히 식는다. 그 며칠을 견딘 그릇이 지금 마당에 나와 있다. 손에 들었을 때 생각보다 묵직하거나 가벼운 감각, 굽바닥의 까슬한 촉감은 화면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이천까지 가는 이유가 필요하다면 그 촉감 하나로 충분하다.
행사 정보
행사: 이천도자기축제 40주년 '흙과 불의 잔치'
장소: 경기 이천
일시: 개막, 세부 회기는 주최 측 공지 확인
요금·예약: 확정 공지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