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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다시 판이 선다, 4월 4일 '연희판판'

루츠·입력 2026. 03. 24. 오후 4:07:00
국립국악원 첫 상설 연희, 7개 단체가 여는 열린 놀이판
4월 4일 첫 판이 서는 국립국악원 연희마당
4월 4일 첫 판이 서는 국립국악원 연희마당 / ⓒ 브레스저널

국립국악원이 2026 연희상설 공연 '연희판판'을 4월 4일 시작한다고 3월 23일 밝혔다. 4월과 5월, 그리고 10월의 토요일 오후 5시마다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모두 열네 번의 판이 선다. 국립국악원이 올해 처음 내놓는 상설공연이다.

제목은 '판이 계속해서 열린다'는 뜻이다. 무대와 객석을 나누는 대신 연희자와 관객이 같은 흙바닥을 밟고 흥을 주고받는 공동체적 공간으로 연희마당을 다시 세우겠다는 뜻을 담았다. 야외 원형 마당은 조명이 꺼지지 않는 공간이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다섯 시, 관객의 표정과 연희자의 땀이 서로에게 다 보인다.

참여 단체는 일곱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연희부, 국립부산국악원 연희부,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한누리연희단, 남사당놀이보존회, 유희스카, 전통연희단 꼭두쇠가 차례로 마당을 넘겨받는다.

4월 4일 첫 공연은 민속악단 연희부의 '연희-판, 흥으로 이어 주는 세상'. 문굿과 비나리로 판을 씻어낸 뒤 버나 돌리는 소리, 살판 넘는 몸, 사자춤의 털이 뒤엉키는 팔도 난장으로 이어진다. 이 무대는 4월 18일 다시 오른다. 4월 11일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가 나무 탈을 쓰고 양반과 선비의 위선을 후려친다.

4월 25일에는 한누리연희단이 예순 명 남짓한 출연진으로 창작 탈판 '탈:선(脫:線)'을 올리고, 5월 9일에는 국립부산국악원 연희부가 영남의 연희를 그러모은 '왔구나 연희야!'를 편다. 5월 23일 남사당놀이보존회는 줄 위에서 국가무형유산 남사당놀이를 보여준다. 줄이 한 번 출렁일 때 나는 마찰음은 실내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 소리다.

보존과 변형이 한 마당에서 부딪치는 편성이기도 하다. 하회별신굿탈놀이와 남사당놀이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원형 그대로 놓이는 반면, 10월에는 자메이카 스카 음악을 연희에 붙인 유희스카가 3일, 라틴·아프리카 리듬을 얹은 꼭두쇠의 '아름다운 동행Ⅱ'가 17일 오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형을 지키는 손과 새 리듬을 섞는 손을 같은 흙 위에 세우는 편성이다.

열네 번 가운데 지금 이름이 붙은 판은 여덟이다. 나머지 회차의 날짜와 출연 단체는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국립국악원 장악과 박성범 과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티켓은 전석 1만 원, 예매는 인터파크 놀티켓과 국립국악원 전화(02-580-3300)로 받는 것으로 확인된다. 첫 판까지 열하루가 남았다. 봄볕이 식기 시작하는 시각에 마당 가장자리에 앉으면, 사자춤의 발이 흙을 차는 소리가 발밑까지 전해진다.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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