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흐트러진 이불과 창밖 능선

리커버리·입력 2026. 02. 23. 오전 8:02:00
눈은 떴지만 몸이 이불을 놓지 못하는 겨울 끝의 아침
이불을 걷기 전 한 번의 기지개
이불을 걷기 전 한 번의 기지개 / 사진 Diana ✨ · Pexels

천장이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운 방에 창 하나가 크게 나 있다. 유리 너머로 희끄무레한 하늘과 청록빛 능선, 잎을 다 내려놓은 잔가지가 겹쳐 보인다. 연분홍 커튼은 반쯤 걷힌 채 늘어졌고, 흰 이불은 밤새 뒤척인 모양 그대로 접히고 부풀어 있다.

이런 방에서 눈을 뜨면 몸은 바깥 공기보다 이불 안쪽 온도를 더 오래 기억한다. 어깨는 둥글게 말려 있고, 손끝은 시트에서 미지근한 부분을 찾아 조금씩 움직인다. 눈의 초점은 창틀 언저리에 걸린 채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그때 올라오는 마음은 게으름보다 미룸에 가깝다. 하루의 첫 동작을 조금만 뒤로 밀어두고 싶어진다.

몸을 세우기 전에, 누운 채로 두 팔을 머리 위로 길게 뻗어 보는 것도 괜찮다. 발끝은 반대쪽으로 슬쩍 밀고,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켰다가 천천히 내려놓으면 어떨까. 삼 분도 걸리지 않고, 이불을 걷지 않아도 된다.

능선은 그동안 그대로 거기 있고, 이불은 여전히 따뜻하다.

리커버리 기자 · Breath.Social

관련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