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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의 여름, 스물세 번째 음악이 산을 오른다

루츠·입력 2026. 05. 04. 오후 12:10:00
7월 23일 개막 평창대관령음악제, 주제는 '계승과 혁신'
7월의 대관령은 능선마다 안개를 이고 있다
7월의 대관령은 능선마다 안개를 이고 있다 / 사진 Taehoon Kang from SAN FRANCISCO, USA · CC BY 2.0

제23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7월 23일 강원도 평창 대관령 일대에서 문을 연다. 올해 주제는 '계승과 혁신'이다.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선우예권을 비롯한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이 산자락의 여름을 음악으로 채운다.

두 낱말은 서로를 당긴다. 계승은 오래 연주돼 온 곡을 다시 꺼내 그 안에서 새로운 결을 찾아내는 일이고, 혁신은 익숙한 편성을 흔들어 관객의 귀를 낯설게 만드는 일이다. 스물세 번째 여름을 맞는 음악제가 이 둘을 나란히 내걸었다는 것은, 쌓아 온 것을 지키되 거기 갇히지는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대관령의 7월은 서늘하다. 능선을 넘어온 바람이 낙엽송 가지를 훑으면 마른 빗소리 비슷한 것이 한참 남는다. 해가 기울면 젖은 흙냄새와 안개가 골짜기 아래로 내려앉는다. 저녁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이 겉옷을 챙겨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름 한 철 산간 마을에 음악이 들어오는 것은 지역에도 하나의 사건이다. 고랭지 밭과 목장이 번갈아 이어지는 이 지대는 겨울의 눈과 여름의 피서로 계절을 나눠 살아왔다. 음악제는 그 틈에 스물세 해째 제 계절을 만들어 왔고, 그동안 마을 사람도 연주자도 함께 나이를 먹었다.

여름이라 부르기엔 서늘한 대관령의 저녁 공기
여름이라 부르기엔 서늘한 대관령의 저녁 공기 / ⓒ 브레스저널

축제가 오래되면 따라붙는 긴장이 있다. 지역은 축제를 관광 자원으로 쓰고 싶어 하고, 무대는 예술의 밀도를 지키고 싶어 한다. 둘은 늘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 올해의 주제어는 그 어긋남을 덮지 않고 정면에 꺼내 놓은 표현으로 읽힌다.

개막일은 7월 23일이다. 세부 일정과 예매 안내는 공개 전이므로, 숙소와 이동편을 잡기 전에 확정된 공연 시간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대관령은 고도가 크게 올라가는 곳이라 한여름에도 저녁 기온이 뚝 떨어진다.

산에서 듣는 음악은 실내에서 듣는 음악과 다르게 몸에 남는다. 연주가 끝나고 문을 나서면 바람과 풀벌레 소리가 곧장 따라붙는다. 7월 23일 저녁, 대관령의 공기까지 함께 챙길 작정으로 길을 나서 보길 권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7월 23일 개막
장소: 강원도 평창 대관령 일대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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