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3437곳과 손잡았다는 캠페인, 매장은 몰랐다

플래닛·입력 2026. 04. 15. 오후 2:11:00
탈플라스틱 실천운동 6개월, 현장 전달 체계가 성패를 가른다
일회용 컵 한 개 20g, 5천만 명이 하루 한 개씩 줄일 때의 무게
일회용 컵 한 개 20g, 5천만 명이 하루 한 개씩 줄일 때의 무게 / ⓒ 브레스저널

일회용 컵 한 개는 20g이다. 5천만 명이 매일 그 한 개씩을 줄이면 2023년 기준 가정에서 나오는 폐플라스틱 383만 톤의 10분의 1이 사라진다는 것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계산이다. 이 셈법을 근거로 지난 13일부터 전국 '일회용품 줄여가게' 3437곳과 함께하는 플라스틱 줄이기 범국민 캠페인이 시작됐다. 실천서약 형태로 6개월간 이어진다.

배경에는 중동전쟁이 있다. 플라스틱 원료인 석유와 나프타의 수급이 흔들리면서, 감축은 환경 의제인 동시에 원료 안보 의제가 됐다. 지난달 24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승용차 5부제를 포함한 에너지절약 국민 행동 동참을 밝힌 것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대통령이 지시한 '탈플라스틱 경제'를 두고 오늘자 성명서도 나왔다.

캠페인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텀블러 쓰기, 장바구니 챙기기, 다회용 배달용기 이용을 포함한 9대 실천 수칙으로 짜였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자원순환실천플랫폼에서 수칙에 서약하고 실천 인증사진을 올리면 매달 경품도 받는다.

문제는 손을 잡았다는 쪽이 그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 '일회용품 줄여가게'는 텀블러 사용과 일회용 수저·빨대 안 받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카페·식당·집단급식소로 2021년 7월부터 운영됐다. 이 가운데 불시 현장평가를 통과한 곳만 '일회용품 줄인가게'로 따로 지정되는데, 전국을 통틀어 17곳뿐이다.

그 17곳 중 하나인 서울 제로웨이스트 매장 '1.5도씨' 대표는 이번 협력에 관해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남에서 유일한 '낭만지구'도 마찬가지였다. 두 대표는 이번 건만의 일이 아니라며, 평소에도 참여 독려나 기본 정보 전달, 지역 확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가장 앞서 실천해온 매장이 캠페인 소식을 언론으로 접하는 상태라면, 나머지 3400여 곳에 메시지가 닿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안내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부처 설명은 정리되지 않았다. 등록 명단과 실제 소통 채널이 따로 놀 때 흔히 생기는 빈틈이다.

6개월은 짧지 않다. 서약 인원과 인증 게시물이 쌓이는 동안, 참여 매장에 대한 지원과 성과 측정 방식을 함께 설계하면 캠페인은 원료 수급 대응책으로 옮겨갈 수 있다. 반대로 서약한 인원을 세는 데 그치면 6개월 뒤 같은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자원순환실천플랫폼에서 서약하는 데는 몇 분이면 된다. 그리고 오늘 커피를 사러 들어간 가게에 '일회용품 줄여가게' 스티커가 붙어 있다면, 캠페인 소식을 들었는지 한 번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 짧은 대화가 정부의 전달 체계보다 빠를지도 모른다.

플래닛 기자 · Breath.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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