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충남도와 광주광역시가 나란히 2026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충남은 121개 과제에 5063억 원, 광주는 94개 사업에 4499억 원이다. 두 곳 모두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계획을 논의하고 의결했다. 같은 시기 하동군과 김제시도 올해 청년사업을 내놓으면서, 광역과 기초를 가리지 않고 청년정책의 몸집이 커졌다는 사실이 한 화면에 모였다.
규모가 커진 만큼 질문도 함께 커졌다. 제주에서는 청년인구가 2022년부터 순유출로 돌아섰다. 2022년 142명이던 순유출은 2023년 1961명, 2024년 2400명으로 해마다 불어났다. 2015~2017년 매년 4000명 넘게 들어오던 지역이 10년도 지나지 않아 방향을 바꾼 것이다.
2024년 제주의 주민등록인구는 4884명 줄었다. 그해 빠져나간 청년 2400명이 감소분의 절반을 차지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의 절반이 20~30대의 발걸음으로 설명된다는 뜻이다. 제주도내 청년인구는 2024년 기준 약 16만2000명이며, 2050년에는 10만60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열린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제시됐다.
떠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숫자도 함께 나왔다. 2024년 통계 기준 제주 청년의 41.5%는 연간 소득이 2000만 원에 못 미친다. 같은 기간 제주 소비자물가는 2014년과 견줘 21.8% 올랐다. 벌이는 제자리인데 생활비만 오르는 구간이 10년째 이어진 셈이다.
예산을 지역끼리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충남의 5063억 원과 광주의 4499억 원은 광역 단위 총액이고, 하동·김제는 개별 사업 금액만 공개했다. 분야 구분도 제각각이다.
세 지자체 모두 '5대 분야'라는 표현을 쓰지만 광주는 일자리·주거·교육·금융복지문화·참여로, 하동은 주거·일자리·문화여가·교육복지·참여로 묶었고, 충남은 일자리·주거·교육·복지·문화·참여·권리를 7개로 나열하면서도 5대 분야로 표기했다. 청년을 몇 살까지로 볼지도 지역마다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눈길이 가는 쪽은 총액이 아니라 효과를 재보려는 시도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서울청년센터의 정책 효과가 1080억 원 상당의 금전적 가치로 분석됐고 투입 예산 대비 약 5.02배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직장 적응 지원이 494억4000만 원으로 가장 컸고, 정책 탐색 시간 단축 200억1000만 원, 생활시간 증가 88억7000만 원, 청년공간 제공 비용 절감 50억70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다만 5.02배를 계산한 투입 예산 절대액과 환산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분석은 임팩트리서치랩이 2024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의 사업 결과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센터를 이용해 본 청년 1404명을 설문·인터뷰하고 담당자 심층 인터뷰를 더해 3개 영역 31개 측정 기준을 만들었다. 여기서 나온 수치 하나가 눈에 띈다. 센터를 이용한 청년은 자기에게 맞는 정책을 찾는 데 드는 시간이 월평균 1.48시간 줄었다.
기초지자체의 사업은 액수는 작아도 조건이 또렷하다. 하동군의 '하동형 청년통장'은 청년이 3년간 매달 10만 원을 넣으면 군이 같은 금액을 얹어준다. 2023년 300명을 모집한 데 이어 올해 150명을 추가로 받는다. 여가활동비는 8000만 원을 늘려 500명에게 1년에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하고, 동아리 지원은 10개 팀에서 15개 팀으로 늘려 팀당 100만 원씩 준다.
김제시는 '김제청년 희망로드 프로젝트'를 올해 새로 시작한다. 신설되는 어학·자격시험 응시료 지원은 김제에 주민등록을 둔 만 18~39세 청년이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최대 10만 원을 받는다. 창업 초기 시설 개선비 1000만 원 지원, 빈집을 고쳐 관외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내주는 '김제안(in)착!'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김제시는 민선 8기 들어 청년 인구 비율을 17% 수준으로 지켜 왔다고 설명했다.
광주는 케이-아트(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에 7억5600만 원을 새로 편성했다. 청년 월세와 주택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청년내일저축계좌, 청년도전사업은 충남과 광주가 나란히 담았다. 충남은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광역지자체 청년정책 평가에서 두 해 연속 우수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정책을 만드는 쪽과 받는 쪽의 온도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충남과 하동은 올해 과제로 '체감형 정책'을 앞세웠지만, 제주 토론회에서는 청년들이 정책을 체감하지 못하고 참여도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체감도를 실제로 잰 수치는 어느 쪽에도 없다. 서울의 1.48시간처럼, 청년의 하루에서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재는 지표가 아직 드문 탓이다.
올해 지켜볼 숫자는 두 갈래다. 하나는 제주의 2025년 청년 순유출이 2400명 선에서 꺾이는지, 다른 하나는 각 지자체가 수혜 인원과 지원 이후 지역 정착률을 공개하는지다. 하동 청년통장의 첫 만기는 2023년 가입자들에게 곧 돌아온다. 3년간 매달 10만 원을 부은 300명이 만기 뒤에도 하동에 남는지가, 5063억 원과 4499억 원이라는 숫자보다 먼저 답해야 할 물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