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돌봄통합지원법에 따른 전 국민 통합돌봄이 시행된다. 의료와 요양, 돌봄, 주거, 일상생활 지원을 지역사회가 하나로 묶어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살던 집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제도의 뼈대다. 시행까지 두 달 남은 지금, 눈여겨볼 것은 발표 자료가 아니라 이미 몇 해 동안 이 방식으로 어르신을 만나온 도시들의 장부다.
제도가 서둘러 온 배경에는 숫자가 있다. 통계청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에 1,000만 명 선을 넘어 전체의 2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비용의 곡선은 더 가파르다. 2024년 노인 관련 건강보험 지출은 52조1천억 원으로, 2020년의 37조5천억 원과 견주면 4년 사이 14조 원 넘게 불었다.
장기요양보험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8조9천억 원이던 지출은 4년 만에 14조8천억 원 규모가 됐다. 병상과 시설을 늘려 감당하는 방식이 언제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통합돌봄이라는 답의 앞자리에 놓여 있다.
포항시는 그 답을 먼저 실험해온 쪽이다. 보건의료,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주거환경 개선, 병원안심동행 및 영양 지원. 이 네 갈래로 '포항형 통합돌봄'을 짜고 지난해 자체 예산 23억 원을 넣었다. 보건복지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에는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장부에 남은 지난해 실적은 이렇다. 방문진료 4083건, 영양도시락 553건, 병원안심동행서비스 380건. 긴급돌봄지원 56건,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복귀 지원 36건, 주거환경 개선 12건도 함께 적혔다. 포항시는 '2025년 통합돌봄 우수 지자체'로 뽑혀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올해 포항이 준비하는 것은 조직과 공간이다. 통합돌봄 TF팀을 꾸리고 '방문의료 지원센터'를 연다. 의사·약사·한의사가 함께 움직이는 '방문의료지원팀'을 두고, 퇴원 직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회복기 돌봄 공간 '중간집'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순천시는 문턱을 낮추는 쪽에 무게를 뒀다. 24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통합 창구를 두고 상담과 신청에서 서비스 연계·제공까지 한자리에서 끝내는 원스톱 체계를 만든다. 지역 안 13개 병원과 손을 잡고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사업도 함께 굴린다. 그동안 만족도가 높았던 건강 식사지원과 식재료·밀키트 지원은 대상과 범위를 넓힌다.
두 도시가 나란히 별도 사업으로 떼어놓은 대목이 퇴원환자 연계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퇴원 수속을 밟는 그 며칠이 집으로 돌아갈지, 시설로 갈지를 가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강원에서는 춘천시가 도내 처음으로 통합돌봄 전담조직을 두고 '춘천형 통합돌봄' 체계를 갖췄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지난 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올해 시정 운영방향을 내놓으며 '6+1 미래도시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남은 두 달은 준비의 시간이다. 누가 언제부터 어떤 절차로 신청할 수 있는지, 대상자 기준과 신청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전까지 어르신과 가족이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거주지 시·군·구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다. 순천처럼 통합 창구를 이미 운영하는 지역이라면 그 자리에서 상담이 시작된다.
포항의 방문진료 4083건은 4083번 누군가의 대문이 열렸다는 뜻이다. 그 문을 두드린 사람이 다음에도 오겠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의사와 간호사와 사회복지사의 발걸음이 3월 이후에도 예산과 인력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3월에 바뀌는 것은 서비스의 종류가 아니라 그 서비스가 도착하는 장소다. 병실 침대가 아니라, 30년을 산 집 안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