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봄통합지원법'에 따른 전 국민 통합돌봄이 오는 3월 시행된다. 두 달 뒤부터는 의료·요양·돌봄·주거·일상생활 지원을 지역사회에서 하나로 묶어, 시설이나 병원 대신 살던 집에서 받는 방식이 전국의 기본값이 된다. 발표문은 3월에 나오지만, 그 방식으로 몇 해를 살아본 도시들은 따로 있다.
포항시는 보건복지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포항은 이를 △보건의료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주거환경 개선 △병원안심동행 및 영양 지원의 네 갈래로 나눠 '포항형 통합돌봄'이라 불렀다. 지난해 자체 예산 23억 원이 여기에 들어갔다.
실적은 항목별로 남아 있다. 방문진료 4083건, 영양도시락 553건, 병원안심동행서비스 380건, 긴급돌봄지원 56건, 주거환경 개선 12건,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복귀 지원 36건이다. 어느 것도 서류 위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문턱을 낮추고, 밥을 나르고, 진료실까지 함께 걸어간 횟수다.
포항시는 그 성과로 '2025년 통합돌봄 우수 지자체'에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올해는 통합돌봄 TF팀을 꾸리고 '방문의료 지원센터'를 연다. 의사·약사·한의사로 짜인 '방문의료지원팀'을 운영하고, 퇴원 직후 곧장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사람이 머무는 회복기 돌봄 공간 '중간집'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순천시가 택한 방법은 입구를 하나로 만드는 쪽이다. 24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통합 창구를 두고 상담·신청부터 서비스 연계와 제공까지 한 곳에서 끝내는 원스톱 체계를 갖춘다. 여러 부서를 돌며 같은 사정을 반복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순천은 지역 내 13개 병원과 손잡고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사업도 벌인다. 기존 사업 가운데 반응이 좋았던 건강 식사지원·식재료 지원·밀키트 지원은 대상과 범위를 넓힌다. 포항과 순천 모두 퇴원환자 연계를 따로 떼어 사업으로 만든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병원 문을 나선 뒤 며칠이 이후 몇 년을 좌우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겪었기 때문이다.
강원에서는 춘천시가 도내 처음으로 통합돌봄 전담조직을 만들고 '춘천형 통합돌봄' 체계를 세웠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지난 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2026년 시정 운영방향을 발표하며 '6+1 미래도시 전환 전략'을 내놨다. 도시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사람을 옮기는 대신 서비스를 옮긴다는 원칙은 같다.
이런 실험이 필요해진 배경은 계산이 어렵지 않다. 노인 관련 건강보험 지출은 2020년 37조5천억 원에서 2024년 52조1천억 원으로, 장기요양보험 지출은 같은 기간 8조9천억 원에서 14조8천억 원으로 늘었다.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 기준 1천만 명을 넘어 전체의 20%를 웃돈다. 시설과 병상을 늘려 감당하는 방식이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뜻이다.
3월 시행을 앞두고 대상자 기준과 신청 절차는 공개된 바 없다. 그래서 당장은 살고 있는 시·군·구가 무엇을 준비해왔는지가 체감 차이를 만든다. 방문진료팀이 있는 도시와 없는 도시, 창구가 하나인 도시와 여럿인 도시의 3월은 같지 않을 것이다.
제도는 공고문으로 시작하지만 돌봄은 현관에서 시작한다. 포항의 4083건과 순천의 24개 창구는 그 현관을 몇 번 두드려봤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3월 이후 전국의 어르신이 겪게 될 것은 법률 이름이 아닌, 초인종이 울리고 문이 열리기까지의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