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3조원 이자보전, 감축량 검증이 관건

플래닛·입력 2026. 01. 18. 오전 8:29:00
기후부 녹색정책금융 확대·중소기업 절차는 간소화
대출 이자를 깎아준 만큼 배출이 줄었는지가 이 사업의 판정 기준이다
대출 이자를 깎아준 만큼 배출이 줄었는지가 이 사업의 판정 기준이다 / ⓒ 브레스저널

기업이 탈탄소 설비에 돈을 넣을 때 부담하는 대출 이자를 정부가 일부 대신 내주는 규모가 올해 3조원으로 늘어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사업의 신규대출 지원 이차보전 규모를 이같이 정했다고 1월 18일 밝혔다. 지난해 지원 규모는 1조5500억원으로, 1년 만에 약 2배가 됐다. 다만 이 돈이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이어졌는지를 사후에 재는 절차는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이차보전은 대출 이자 가운데 일정 부분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떠안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고, 정부 입장에서는 직접 보조금을 주는 것보다 적은 재정으로 더 큰 규모의 민간 자금을 움직일 수 있다. 설비 교체처럼 회수 기간이 긴 투자에서 금리 1%포인트 차이는 10년 누적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 된다.

지원을 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하나는 사업 성격으로, 녹색경제활동이나 국제감축사업처럼 국내 온실가스 감축에 보탬이 되는 일을 벌이는 기업이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자금 용도로, 기후부와 협약을 맺은 은행에서 시설자금 명목으로 빌린 대출이어야 우대금리가 붙는다. 협약 은행은 산업·신한·농협·국민·수출입·우리은행 등 6곳이다.

대출 조건은 기간 최대 10년, 한도는 기업집단별 최대 2조원이다. 여기에 대기업이 협력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신청하면 기업집단별 한도가 최대 30%까지 얹힌다. 이자 지원 비율은 중소·중견기업이 은행 우대금리의 최대 50% 수준이다. 대기업의 경우 우대금리의 최대 30%, 상한 0.5%포인트가 적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절차의 출발점은 감축계획이다. 기업이 대출을 신청하면서 감축계획을 내고, 은행이 외부기관을 통해 그 계획을 검증한 뒤에야 우대금리가 매겨진다. 올해부터는 이 단계가 규모에 따라 갈린다. 100억원 이하 대출은 별도 외부검증을 거치지 않고 금융기관의 녹색여신 검증 절차로 대신하게 된다.

간소화는 양날이다. 검증 비용과 소요 기간이 중소기업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문턱은 낮아진다. 반대로 검증 주체가 대출을 내주는 은행 쪽으로 옮겨 가면, 계획서의 감축량 산정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잡혔는지를 가릴 유인은 약해질 수 있다. 은행 녹색여신 검증이 외부검증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대응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구조를 놓고 보면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예산 규모가 아니라 계획과 실적 사이의 간격이다. 지원 판단은 대출 시점의 계획서를 근거로 이뤄지는데, 설비가 돌아간 뒤 실제 배출량이 계획대로 줄었는지를 정해진 주기로 측정해 보고하는 절차, 목표에 미달했을 때 우대금리를 되돌리는 장치는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서영태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지원 규모를 늘리고 중소·중견기업의 절차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 확인 시점은 이달 말이다. 참여 은행 6곳의 영업점에서 대출상품 문의 창구가 열리고, 그때 공개되는 상품설명서에 감축계획 서식과 검증 기준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담기는지가 드러난다. 3조원이 몇 건의 설비투자로 나뉘어 나갔고 그 결과 배출이 몇 톤 줄었는지, 두 숫자를 나란히 놓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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