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평가 최상위 기업군의 수익률이 31%, 최하위 기업군이 2.9%로 나타났다는 수치가 제시됐다. 두 집단의 격차는 28.1%포인트다. 다만 이 수익률이 총주주수익률인지 주가수익률인지, 측정 구간과 표본 기업 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성과 지표가 이렇게 부각되는 동안, 기업 내부에서는 ESG 총괄 조직의 권한이 오히려 분산되는 흐름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배경에는 규제 형태의 변화가 있다. ESG 규제가 사업장 단위 연결 공시와 공급망 수준 관리까지 요구하면서, ESG 데이터는 연말에 한 번 취합하는 자료가 아니라 연간 운영 체계로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 됐다. 온실가스·수자원·폐기물·안전·인권 데이터를 사업장마다 다른 방식으로 관리하고, 취합은 엑셀과 이메일에 의존하는 기업이 다수다. 관리 단위가 본사에서 사업장과 협력사로 내려가면서 실무 부담의 위치도 함께 이동했다.
그 결과 지속가능성은 특정 부서의 과업이 아니라 여러 실무 부서의 핵심 업무로 편입되고 있다. 기후 리스크는 재무팀이, 공급망 탄소 배출 규제는 구매팀이, ESG 공시는 IR팀이, 제품 지속가능성은 연구개발 부서가 직접 담당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조달과 연구개발 등 핵심 부서 전반에 ESG 역량을 나눠 배치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을 택한 기업의 수와 비율은 제시되지 않았다.
총괄 조직의 위치도 달라지고 있다. 법무 부서에 보고하는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비율은 10%에서 21%로 늘었다. CSO 역할은 대외 메시지를 설계하는 '전략적 스토리텔러'에서 규제·데이터·기술을 다루는 '기술 전문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속가능성 직무를 최고운영책임자(COO)나 최고전략책임자와 함께 맡는 '더블 배지' 형태도 늘고 있다.

축소 방향의 신호도 있다. CSO가 퇴임한 뒤 후임을 선임하지 않는 기업이 늘고 있고, 직속 조직이 더 낮은 직급과 직함으로 재편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자원 문제도 겹친다. HR전문기업 에크리가 지속가능성 전문가 2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은 인력·예산 등 업무 수행 자원에 불만족을 표했다.
같은 현상을 놓고 해석은 갈린다. 한쪽에서는 ESG 실무가 자동화되면 전담 조직이 단순 취합에서 벗어나 전략과 KPI 설계에 시간을 쓸 수 있다고 본다. 다른 한쪽에서는 실무 기능이 각 부서로 흡수되면서 전담 조직 자체의 존재 근거가 약해진다고 본다. 전자는 조직의 고도화를, 후자는 조직의 해체를 같은 자동화·통합 흐름에서 읽어낸다.
운영 체계를 갖추는 절차로는 3단계 방법론이 제시됐다. 먼저 GRI·SASB·ESRS·KSSB와 외부 평가기관 지표를 매핑해 기준을 정비하고, 다음으로 데이터 수집과 검증을 담당할 운영 구조를 조직화하며, 마지막으로 공시·평가·KPI를 연계하는 순서다. 한 솔루션 공급사는 자사 제품 도입 시 ESG 데이터 수집·검증 기간이 기존 3개월 이상에서 1개월로 단축된다고 밝혔으나, 이는 공급사 자체 주장이며 도입 기업 사례는 함께 제시되지 않았다.
수익률 상위 기업이 어떤 ESG 거버넌스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전담 CSO를 두고 있는지를 연결한 데이터는 아직 없다. 성과 지표와 조직 지표가 각각 따로 놓여 있는 상태다. 이 논쟁은 지속가능미디어 트렐리스가 1월 12일(현지시각) 다룬 데 이어, 다음 달 열리는 그린비즈 26 컨퍼런스에서 'CSO가 여전히 유효한가'를 주제로 한 토론으로 이어진다. 그 자리에서 나올 답이 조직도의 다음 형태를 가늠하는 기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