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 하나를 들어 올려 제자리에 놓는 일에 10년이 걸렸다.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지난 16일(현지 시각) 열린 국제 심포지엄은 프레아피투 사원과 코끼리테라스를 대상으로 한 보존·복원 2차 사업의 경과와 성과를 정리하는 자리였다.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가 마련한 이 자리에는 관계자 70여 명이 모였다. 2차 사업은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앙코르의 돌은 사암이다. 손끝으로 훑으면 거친 결이 잡히고, 우기와 건기를 수백 년 반복하며 표면에는 검은 물때와 이끼가 층으로 앉았다. 무너진 구조물을 다시 세우려면 그 결의 방향과 강도를 읽어야 하고, 읽으려면 장비와 사람이 필요하다. 두 가지를 동시에 남기는 것이 이 협력의 방식이었다.
한국이 앙코르 유적 복원에 처음 손을 얹은 것은 2014년으로 파악된다. 이후 협력의 범위가 넓어지며 2019년에 2차 사업이 시작됐고, 그 시간을 합치면 10년이 된다. 다만 현장에서는 '10여 년'이라는 표현도 함께 쓰인다. 어느 쪽이든, 유적 한 곳을 붙들고 있기에는 짧지 않은 기간이다.
2차 사업이 붙든 축은 세 갈래였다. 프레아피투 사원군과 코끼리테라스의 보존·복원이 하나, 유적을 관리하는 캄보디아 압사라청 연구원·직원의 역량 강화가 둘, 고성능 석재 가공·분석·실험 장비의 지원이 셋이다. 뒤의 두 갈래가 첫 갈래와 나란히 놓여 있다는 점이 이 사업의 성격을 말해준다. 복원된 구조물만 남기고 철수하는 방식과는 다른 설계다.
항 뽀우 압사라청장은 이날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자국 문화유산을 지키는 역량이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과학적 조사와 현장 중심 교육이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자리에는 김창룡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 최문정 코이카 캄보디아 소장, 김동하 한국 국가유산진흥원 본부장이 함께했다.
남의 유산을 손대는 일에는 늘 긴장이 따른다. 원형을 그대로 두는 편이 옳은가, 무너진 것을 다시 세워 사람이 볼 수 있게 하는 편이 옳은가. 이 물음에는 정답이 없고, 앙코르처럼 관광이 지역 경제의 뼈대인 곳에서는 더 그렇다. 사업지 인근에 복원 성과를 알리는 홍보관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보존과 공개가 한 자리에서 만나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심포지엄은 성과 정리와 함께 한국의 문화유산 분야 개발협력 경험을 국제사회 앞에 내놓는 성격도 지녔다. 다만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후속 협력의 구체적 계획이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복원에 참여한 현지 인력의 규모도 마찬가지다. 프레아피투 쫌 사원의 복원 전후 사진 두 장이 이 시간을 압축해 보여줄 뿐이다.
기술 수출이라는 말로는 이 10년이 잘 담기지 않는다. 장비는 언젠가 낡고, 사업은 이달 말이면 끝난다. 남는 것은 사암의 결을 읽을 줄 아는 압사라청의 손이고, 그 손이 다음 세대에 무엇을 넘기는지는 시엠립에 가본 사람만 확인할 수 있다. 사원 곁 홍보관은 그 확인이 시작되는 자리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