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역 중·고등학생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생성형 AI를 써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11일 발표한 '생성형 AI의 교육적 활용 실태 및 요구 조사 연구'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지난해 7월 학생 2만6531명과 교사 334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학생 응답자의 94.7%인 2만5104명이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도입률만 놓고 보면 교실은 이미 AI 시대에 들어와 있다.
생성형 AI는 사람이 글로 질문하면 문장이나 이미지, 음악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챗GPT와 제미나이가 학생들이 쓴 서비스로 언급됐다. 학교급을 나눠 보면 중학생은 93.8%(1만7845명), 고등학생은 96.7%(7259명)가 써봤다고 답했다. 고교로 갈수록 비율이 높아지지만, 중학교 단계에서 이미 사실상 보편화됐다는 점이 더 눈에 띈다.
어디에 쓰는지가 이 조사의 핵심이다. 사용 경험이 있는 학생 가운데 42.5%(1만674명)는 '학교에서 수업할 때' 쓴다고 답했고, 35.7%(8956명)는 '혼자 학습할 때'를 꼽았다. 취미로 이미지·음악·동영상을 만들 때 쓴다는 응답은 8.7%(2191명)에 그쳤다. 놀이 도구가 아니라 학습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고, 그만큼 학습의 질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과별로는 국어와 영어에서 활용이 많았고 수학·미술·음악에서는 적었다. 문장을 만들고 고치는 일에는 바로 쓸 수 있지만, 풀이 과정이 맞아야 하는 과목이나 손과 몸을 쓰는 과목에서는 아직 도구로서의 자리가 좁다는 얘기다. 교과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반대편이다. 교사의 90% 이상이 생성형 AI 활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동시에 교사의 48%는 생성형 AI 관련 교육 경험이 없었고, 그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가 제시됐다. 우려는 큰데 대비할 시간은 없는 상태가 조사 결과에 그대로 찍혔다.
이 조합이 만들어 내는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교사가 규칙을 세워 주지 못하면 학생은 각자의 방식으로 쓴다. 어디까지가 도움이고 어디부터가 대신 시키는 것인지, 답변을 어떻게 검증해야 하는지를 학생 개인의 판단에 맡기게 된다. 도입은 학생이 먼저 했고 설계는 아직 아무도 하지 않은 상태다.
같은 날 AI가 교실에 널리 들어온 반면 활용 방법에 대한 교육은 비어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기술을 넣을지 말지를 두고 다투던 단계는 이 수치들 앞에서 이미 지나갔다. 남는 일은 무엇을 어떤 과제에서 어느 선까지 쓰게 할지, 그리고 그 선을 가르칠 사람에게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 줄지다. 서울시교육청 차원의 활용 지침이나 교원 연수 계획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음 조사에서 확인할 숫자는 94.7%가 아니라 48%다. 학생 사용률은 더 오를 여지가 거의 없지만, 교육 경험이 없는 교사 비율은 제도가 움직이면 내려갈 수 있는 숫자다. 이 두 숫자의 간격이 좁혀지는 만큼, 학생이 AI에 질문을 던지는 순간의 판단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