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캠핑 시장이 10조 원 규모를 넘어섰다. 700만 명 이상이 캠핑을 즐기며 국민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캠핑카와 카라반을 활용한 여행이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캠핑 시 선호 숙박 유형 중 캠핑카·카라반·트레일러가 16.3%를 차지해 일반 텐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2025년 캠핑산업트렌드 세미나에서는 시니어 캠퍼 증가와 함께 캠핑카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텐트 설치와 철거의 부담 없이 편안하게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
캠핑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이동과 숙박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데 있다. 원하는 장소에 도착해 별도의 준비 없이 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일정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동선 설계가 가능하다.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면서도 안전한 숙박 환경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심리적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의 신린요쿠 연구에서는 숲에서 15분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15~20%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자연환경에서 단 10분만 보내도 대학생들의 정신적 웰빙 지표가 개선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캠핑카는 이러한 자연 속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텐트 설치에 쏟는 에너지를 줄이고, 그 시간을 숲길 산책이나 물가에서의 휴식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진흥연구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캠핑 활동은 심리적 스트레스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리학자들은 캠핑처럼 독립적으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활동이 상처 치유와 정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캠핑카 여행은 여기에 편안함이라는 요소를 더한다. 익숙한 침구와 개인 물품을 갖춘 공간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는 창밖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맞이하는 경험이 일상의 긴장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국내 캠핑 이용자들은 연평균 5.5회 캠핑을 떠나며, 1회 평균 지출액은 46만 5천 원 수준이다. 캠핑카 구매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 렌탈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글로벌 레저용 차량 시장에서도 렌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캠핑카 대여 업체가 운영 중이다.
도시 근교 캠핑장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짧은 시간 내에 일상과 휴식을 오갈 수 있다는 점이 직장인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캠핑카는 이 같은 짧은 여행에서도 효용을 발휘한다. 금요일 저녁 출발해 토요일 아침 자연 속에서 눈을 뜨고, 일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진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속 가능한 캠핑 문화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캠핑카 제조업체들은 연료 효율성을 개선하고 전기 캠핑카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3년 위네바고는 완전 전기 무공해 레크리에이션 차량 개발을 발표했다. 캠핑 후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리브노트레이스 문화와 함께, 이동 수단 자체의 친환경성도 앞으로의 과제로 떠오른다.
캠핑카 안에서 보내는 밤은 호텔 객실과 다르다. 창문 너머로 별이 보이고, 새벽녘 새소리가 알람을 대신한다. 이 단순한 경험이 도시 생활에서 멀어졌던 자연의 리듬을 다시 감각하게 한다. 움직이는 작은 집 하나가 삶의 속도를 늦추는 도구가 되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