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는 암울한 현실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광안대교 아래로 성난 파도가 몰아치고, 한때 백사장과 인파로 가득했던 해변은 그 형체를 잃었다. 해안가의 고층 아파트와 상가 단지는 위태롭게 물과 마주하고 있다. 하늘은 무거운 비구름에 덮여, 기후 변화가 몰고 올 일상의 변화를 경고하는 듯하다.
이 가상 시나리오는 더 이상 공상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적 온난화가 현재 추세대로 지속될 경우 2100년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최대 1.01m까지 상승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평균을 웃돌고 있어, 부산과 같은 연안 도시는 더욱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2070년의 부산은 약 0.5m 상승을 예상한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1의 항구도시이자 해양수도다. 해운대, 광안리 등 세계적 명소는 물론, 부산항과 주요 산업시설, 주거지역 대부분이 해안선에 집중되어 있다. 해수면 상승은 단순히 해수욕장의 침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태풍이나 폭풍 해일 발생 시 침수 피해를 극대화하고, 도시의 기반 시설을 마비시키며,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재난으로 이어진다.
가상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절망이 아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어떻게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인가. 지금부터 해안 방재 시설을 재점검하고,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도시 계획을 수립하며, 시민 사회 전체가 위기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AI가 그린 미래는 정해진 예언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선택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다. 이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행동에 나설 때, 우리는 비로소 파도와 공존하는 지혜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