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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태풍 ‘라가사’, 홍콩 최고 경보 발령…주강 삼각주 마비 우려

입력 2025. 9. 24. 오전 10:18:17

홍콩이 9월 24일 수요일 새벽, 태풍 경보 최고 단계인 시그널 10을 발령하며 사실상 도시 기능을 멈췄다.

NOAA/CIRA (RAMMB SLIDER) / Public Domain
NOAA/CIRA (RAMMB SLIDER) / Public Domain

허리케인급 강풍과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항공편 수백 건이 취소되었고 연안에는 최대 4미터에 이르는 폭풍해일 경보가 내려졌다. 태풍의 중심은 홍콩 남쪽 해상을 스치며 광둥성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라가사는 이번 시즌 서북태평양에서 가장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필리핀 북부와 대만 북부를 지나 남중국해에서 빠르게 세력이 커졌다. 필리핀에서는 인명 피해와 대피가 발생했고 대만에서도 침수와 붕괴 피해가 이어졌다.

중국 남부에 접근한 태풍은 홍콩과 마카오에 최고 경보를 울리게 했고 광둥 전역에서는 대규모 대피, 휴교와 휴업이 연쇄적으로 시행되었다. 홍콩 증시는 새 지침에 따라 개장했지만 도심 도로와 해안가는 월파와 낙하물 위험으로 통제되고 있다.

항공과 철도, 페리 등 교통편 차질은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홍콩국제공항은 전날부터 단계적 운항 중단에 들어가 다수의 항공편이 결항되었고, 웨스트 카오룽역을 포함한 철도망에는 취소와 지연이 이어졌다.

대형마트에는 사전 비축 수요가 몰렸고 일부 상업시설과 카지노는 안전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당국은 수십 개의 대피소를 운영하며 해안 저지대 주민에게 이동을 권고했다. 광둥 전역의 산업지대는 공장 가동과 물류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홍콩 헹파춘 해안 주거지 전경 Geographer / CC BY-SA 3.0
홍콩 헹파춘 해안 주거지 전경 Geographer / CC BY-SA 3.0

기상위성 관측은 라가사가 9월 중순 서부 태평양에서 발생한 뒤 급격한 발달 구간을 거쳐 매우 강한 세력으로 북상했음을 보여준다. 중심 기압이 빠르게 떨어지고 바람 반원이 넓어 중심이 직접 상륙하지 않아도 도시 전반에 치명적인 파고와 강풍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경계된다. 2017년 하토, 2018년 망쿳 때 기록된 침수와 정전, 항만 피해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두 갈래로 요약된다. 첫째, 현재 예보로는 한반도 직접 상륙 가능성이 낮지만 남해상과 제주, 동남권을 중심으로 높은 파도와 강풍이 예상되어 해상 안전과 연안 저지대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주강 삼각주 산업벨트의 셧다운으로 전자와 배터리, 섬유 부품 등 일부 품목의 선적이 지연될 수 있어 국내 기업은 재고와 대체 운송 노선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홍콩과 광저우발 항공편 변동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번 사례는 부산과 인천 등 항만도시가 지하공간 침수 관리, 정전 대비, 취약계층 대피 절차를 다시 점검할 계기가 될 것이다. 빠르게 복구하는 능력이 곧 도시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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